서울 시내 한 주택가에 설치된 가스 계량기의 모습. 2023.1.26/뉴스1
요즘 밥상머리 화두는 단연 ‘난방비 폭탄’입니다. 가스비 인상에 한파까지 겹치면서 난방비가 수직 상승했는데요. 어떤 집은 난방비만 30만원이 나왔다는 말에 다 같이 경악하기도 하고, 절약 요령을 나누기도 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가 오갔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동생이 그러더라고요. “북향은 더 인기 없어지겠네. 난방비 때문에”
그 얘길 들으니까 독자님들이 궁금해하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오늘은 집 방향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향(向)은 집을 볼 때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요소 중 하나인데요. 방향에 따라 채광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보통 제일 큰 창문, 거실 창문을 기준으로 판단하는데 남향, 남동향, 남서향, 동향, 서향, 북향 순서로 일조 시간이 짧아집니다. 선호 순위도 이대로고요.
남동향은 남향에 비해서 오전 일찍 해가 들어오고, 오후 일찍 집니다. 여름에 비교적 더 시원하겠죠. 남서향은 오전 늦게 들어와 오후 늦게 져서 겨울에 상대적으로 더 따뜻하겠고요. 동향은 오전 일찍부터 햇살이 들어오지만 빨리 나갑니다. 서향은 정오 정도에 해가 들기 시작해 오후 늦게까지 햇빛이 깊게 들어오고요.
북향을 좋아한다는 사람은 거의 찾기 힘들죠. 다른 방향에 비해 해가 잘 안 들기 때문입니다. 난방비가 많이 들고, 결로나 곰팡이가 발생하기 쉽다는 이유로 기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북향 아파트가 아예 없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 집값이 제일 비싼 강남에서는 북향 아파트를 꽤 많이 볼 수 있는데요. 강남에서 한강을 바라보려면 북향으로 지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면 집 방향이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북향이라도 단열재, 창호 등 설비를 탄탄히 하고 건조기 같은 가전제품을 들여서 단점을 보완하기도 하고요.
아파트 말고 오피스텔이나 빌딩은 북향을 선호하는 분들이 더 많기도 합니다. 오피스텔은 주로 직장인들이 살아서 낮에 햇빛이 드는 집을 고집할 필요가 없는 일이 많고요. 상가는 남향으로 지으면 햇빛에 노출돼 상품이 변질될 우려가 있기도 하고 창문에 햇빛이 반사돼 손님 접근성도 떨어뜨리기 때문입니다. 유리 외관인 빌딩은 오히려 남향이 여름철 전기비가 더 들어 피하기도 한답니다.
문득 저희 집이 어떤 방향이었지 궁금해지네요. 어머니께서 가구 색이 변한다며 불만을 토로하신 적이 있어서 짐작이 가긴 하지만…귀가해서 나침반을 한 번 켜봐야겠습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