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현 프로야구 LG 신임 전력강화 코디네이터. LG 제공
'캐넌 히터' 김재현 SPOTV 해설위원(49)이 19년 만에 '유광 점퍼'를 다시 입는다.
프로야구 LG는 김 위원을 전력강화 코디네이터로 선임했다고 29일 발표했다.
LG는 "김 위원이 선수와 코치, 해설위원으로 풍부한 야구 관련 경력을 쌓았다"면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프런트와 현장의 가교 역할을 해줄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LG 시절 김재현 전력강화 코디네이터. 동아일보DB
서울 신일고 졸업생인 김 코디네이터는 LG가 '오키나와 007 작전'을 통해 영입한 특급 유망주였다.
원래 연세대로 진학할 예정이었던 그를 붙잡기 위해 LG에서 프런트 직원을 일본 오키나와로 급파해 시한 만료 직전 계약서에 도장을 받은 것.
당시 김 코디네이터는 국제대회 참가차 오키나와에 머물고 있던 상태였다.
김 코디네이터는 입단 첫 해였던 1994년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하면서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팀도 창단 후 두 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1994년 ‘LG 신인 삼총사’로 통하던 김재현 전력강화 코디네이터, 류지현 전 감독, 서용빈 전 타격코치. 동아일보DB
김 코디네이터는 이후 11년간 LG에서 타율 0.297, 139홈런, 633타점, 85도루를 기록했다.
김 코디네이터가 2002년 한국시리즈 때 적시타를 치고 1루에 관중을 향해 손짓하는 장면은 여전히 많은 LG 팬들에게 잊지 못할 장면으로 남아 있다.
당시 그가 2루타성 타구를 날리고도 1루에 멈춘 건 고관절이 썩어 들어가는 때문이었다. 이 부상이 결국 김 코디네이터와 LG의 인연을 끊어 놓는 계기가 됐다.
김재현 코디네이터 수술 과정을 설명한 당시 동아일보 그래픽
2004년 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자 구단은 그에게 '경기 중에 병원에 실려가도 구단은 아무 책임이 없다'는 각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했다.
김 코디네이터는 이를 거부하고 SK(현 SSG)와 계약하면서 LG를 떠났다.
은퇴 후에는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와 한화, 국가대표팀에서 타격 코치를 맡았으며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으로도 활동했다.
김 코디네이터는 “LG로 돌아와 설렌다"라면서 "구단에 뛰어난 능력을 갖춘 선수와 코치진들이 많다. 프런트와 현장이 같은 목표를 가지고 한목소리로 더 강력하고 단단한 팀이 되는데 일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황규인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