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 시간) 2024년 대선 첫 유세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그 어느 때보다 화가 나 있고 (대선에) 전념하고 있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내 최대 경쟁자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정조준했다. 이르면 3월 공식 재선 도전을 선언할 것으로 전망되는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달 초 대선 준비팀을 공식 가동한다. 디샌티스 주지사도 대선 캠프 구성에 들어갔다.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트럼프 전 대통령, 디샌티스 주지사라는 ‘빅 3’ 구도가 대선 1년 9개월여를 앞두고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 트럼프 “디샌티스, 의리 없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햄프셔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를 찾아 본격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지난해 11월 16일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첫 유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연설에서 “대선 캠페인은 미래에 관한 것이 될 것”이라며 “대통령이 되면 평화를 회복하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뉴햄프셔와 사우스캐롤라이나는 아이오와코커스에 이은 2, 3번째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지역으로 승리를 위한 핵심 요충지다. 특히 뉴햄프셔는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스캐롤라이나를 민주당 대선 후보 첫 경선지로 바꾸는 등 경선 일정 변경에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뉴햄프셔 유세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경선 일정을 바꾼 것은 2020년 뉴햄프셔 경선에서 굴욕적인 패배를 했기 때문”이라며 “그는 정치적 전통을 잔인하게 짓밟으며 여러분에게 복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디샌티스 주지사에 대해서 “그의 대선 출마는 의리가 없다”고 포문을 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디샌티스는) 내가 (주지사로) 당선시킨 사람이고 내가 선택했던 사람”이라며 “그는 지도자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디샌티스 (주지사) 팀은 이미 아이오와와 뉴햄프셔 등 초기 경선 지역에서 선거운동원을 모집하고 있다”며 그 역시 적극적으로 대선 출마 준비에 나섰다고 전했다.
● 바이든 “출마 이유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
기밀 문건 유출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바이든 대통령도 다음달 7일 국정연설 이후 본격적인 대선 캠페인을 가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28일 “바이든 대통령 핵심 참모들이 대선 캠프를 구성하고 있다”며 “참모들은 기밀 문건 유출 문제는 재선 도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재선 캠프에는 퇴임하는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과 줄리 차베스 로드리게스 백악관 선임고문, 샘 코넬 민주당 전국위원회 집행이사 등이 핵심 보직을 맡게 될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