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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상담가 가상인간… 쇼호스트 ‘개성시대’

입력 | 2023-01-30 03:00:00

이색 쇼호스트 내세우는 ‘라방’
롯데홈쇼핑 가상인간 ‘루시’… 명품가방 25분만에 완판시켜
청소년 전문가 실시간 상담… 일반인 쇼호스트 직접 육성도



롯데홈쇼핑이 자체 개발한 가상인간 루시가 유튜브 라이브커머스 방송에서 명품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루시는 고객과 실시간 소통하며 관련 제품을 25분 만에 완판시켰다. 롯데홈쇼핑 제공


《지난해 12월 14일 롯데홈쇼핑의 라이브커머스 방송. 유튜브처럼 실시간 판매 방송으로 불리는 일명 ‘라방’에서 가상인간 ‘루시’가 쇼호스트로 나서 명품 브랜드 ‘미우미우’의 가방과 카드 케이스를 판매했다. 루시는 롯데홈쇼핑이 자체 개발한 가상인간으로 현재 소셜미디어 팔로어 10만여 명을 거느린 ‘셀럽’이다. 루시는 이날 방송에서 방송 시작 25분 만에 가방과 카드케이스를 완판시켰다. 실시간 소통은 물론이고 패션 인플루언서라는 루시의 정체성을 살려 패션 노하우를 실시간으로 전달한 게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루시는 앞으로도 매월 진행되는 라방에 정식 쇼호스트로 나서기로 했다.》







최근 TV홈쇼핑과 백화점, 이커머스 등 유통 각계에서 급증하는 라이브방송에서 이색 쇼호스트가 등장해 인기다. 초창기 라방은 초특가 판매 등 정상가보다 낮은 가격을 무기로 앞세웠다면 최근에는 가상인간과 같은 이색 쇼호스트를 중심으로 실시간 소통을 강화하고 커뮤니티 문화를 형성하며 진화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전문가들이 직접 출연해 트렌드를 분석해 주고 시청자들과 실시간 소통하면서 판매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라이브커머스까지 등장했다.
○ 이색 쇼호스트를 찾아라

G마켓은 해외 명품을 다룬 라이브커머스 4번 만에 3억 원 넘는 매출을 올렸다. 각 사 제공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라방이 대세 유통 채널로 주목받으면서 구찌, 버버리 등 해외 직구 명품을 라방으로 구매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G마켓이 지난해 하반기(7∼12월) 진행한 4차례 ‘명품 라방’에서 3억 원 이상의 누적 매출이 나오기도 했다. G마켓 관계자는 “고가 명품의 경우 쇼호스트와 직접 소통하며 궁금한 점을 바로바로 해소할 수 있고 라방 전용 혜택까지 누릴 수 있어 각광받고 있다”고 전했다.

라방이 소비자와의 양방향 소통을 앞세워 성장한 만큼 진행자(쇼호스트)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체험 후기가 중요한 제품군에서는 쇼호스트의 역할에 따라 판매량이 크게 달라지기도 한다. 유통업계가 이색 쇼호스트를 발굴 육성하는 데 주력하는 이유다.

GS리테일은 라이브커머스 채널에서 심리 전문가가 실시간 상담을 해주는 방송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각 사 제공

GS리테일이 운영하는 라이브커머스 ‘샤피라이브’는 청소년 인성 코칭 프로그램 ‘마음키움’을 방송했다. 이 방송엔 30년 경력의 교육 상담 심리 전문가이자 사람&사랑연구소장 권영애 박사가 직접 출연해 고객들과 실시간으로 상담했다. 권 박사는 ‘그 아이만의 단 한 사람’, ‘마음에도 옷이 필요해, 마음 추운 날 마음코트’ 등 베스트셀러 저자이기도 하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최근 ‘금쪽같은 내 새끼’ 등 상담 방송 인기에 라이브커머스에서 청소년 인성 코칭 프로그램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 일반인 쇼호스트 직접 키우기도
특색 있는 일반인을 선발해 쇼호스트로 직접 육성하기도 한다. LF는 다양한 직군의 전문가를 선정해 라방 크리에이터로 육성하는 프로그램 ‘엘플루언서’를 선보였다. 서류전형과 현장 오디션을 통해 모집된 엘플루언서 1기는 틱토커, 퍼스널컬러 컨설턴트, 뮤지컬 배우, 백화점 머천다이저(MD), 카레이서 등 다양한 직군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패션, 리빙, 뷰티 카테고리에 맞춰 개성과 전문성을 살린 방송을 기획할 예정이다. LF 관계자는 “300명의 지원자 가운데 라방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신규 회원을 유입시킬 수 있을 인물로 골랐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은 ‘라방 인재’를 육성하고 경력 단절 여성 등 여성들의 사회 진출을 돕는 프로그램인 ‘내추럴 뷰티 Live 크리에이터(내뷰크)’를 시작했다. 기존 뷰티 인플루언서 양성 교육 과정에 라이브커머스 교육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해 ‘내뷰크 5기’ 과정을 새롭게 선보였다.

참가자들은 라이브커머스 채널 운영에 필요한 쇼트폼 콘텐츠를 직접 기획하면서 제작에 필요한 역량을 기르고 다양한 인프라도 지원받는다. 스타 쇼호스트로부터 라이브 제작 노하우와 방송 진행에 필요한 소통 화법을 전수받고 일대일 코칭과 소그룹 트레이닝도 받는다. 이번 교육에서 가장 뛰어난 역량을 선보이는 참가자에게는 피지오겔, 빌리프 등 LG생활건강의 인기 브랜드 제품을 실전 판매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내뷰크 5기에 선발된 전소란 씨(38)는 “아이 둘을 키우면서도 항상 마음속으로는 사회생활을 통한 성공을 꿈꿔 왔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라이브커머스 채널의 유명 쇼호스트로 성장하길 원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