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나오는 李 검찰 조사를 마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운데)가 2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을 떠나고 있다. 이날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12시간 30분 동안 조사를 받은 이 대표는 조사 후 취재진과 만나 “(검찰이) 기소를 목표로 조작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그제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했다. 대장동 의혹이 제기된 지 1년 반 만에 당시 성남시장으로서 최종 결재권자였던 이 대표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 것이다. 이 대표가 민간업자들에게 천문학적 수익이 돌아가도록 특혜를 줬는지, 민간업자들이 얻은 이익 중 일부를 이 대표가 받기로 했는지가 의혹의 핵심이다. 그 실체를 가려내기 위해 이 대표와 검찰은 치열한 법리·증거 공방을 벌였어야 했다.
하지만 조사에서 양측은 각자 하고 싶은 주장만 일방적으로 쏟아냈을 뿐이다. 이 대표는 출석하면서 혐의를 부인하는 내용의 진술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이후 12시간 반 동안 이어진 조사에서 이 대표는 검사의 질문에 “진술서로 갈음한다”고만 답변했다고 한다. 적극적인 해명을 하는 대신 사실상 진술을 거부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검찰 역시 구체적인 증거 등으로 이 대표의 입을 열게 하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그 대신 양측은 “이 대표를 추가 소환하기 위해 같은 질문을 반복하며 시간을 끌었다” “조사 범위와 분량이 많았을 뿐이다” 등 조사 시간과 방식을 놓고 옥신각신했다. 기싸움만 하다 끝난 셈이다. 장외 정치 공방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 대표는 “정적 제거, 사법살인”이라고 했고, 민주당은 “증거도 없이 없는 죄를 만들면 깡패인가, 검사인가”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런 뻔뻔한 정치인을 본 적 없다” “대선 불복을 넘어 사법 불복”이라고 맞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