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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마케팅’ 성공하려면[Monday HBR/크리스틴 알레마니]

입력 | 2023-01-30 03:00:00


나이키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세계를 위해 운동하라―우리를 멈출 순 없다(Play For The World―You can’t stop us)’ 캠페인을 공개했다. 이 광고에서 나이키는 집 안 거실과 주방, 침실, 주차장, 지하, 복도에서 홀로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는 운동선수들의 모습과 텅 빈 경기장을 보여주며 “우리는 함께 운동할 수 없다. 우리는 아직 우리 국가를 위해 경기를 치를 수 없다. 우리는 엄청난 관객들 앞에서 경기를 할 수도 없다. 그러나 우리는 78억 명의 사람들을 위해 계속 운동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 광고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일상의 어려움을 겪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호평을 받았다.

모든 기업이 나이키처럼 ‘공감’을 이끌어 낸 것은 아니다. 다수의 기업은 코로나19 팬데믹을 이용한 마케팅을 선보였다가 역효과만 났다. 더 호화로운 ‘집콕 휴가(staycation)’를 위한 신상 의류를 대대적으로 홍보한 패션 기업들과 ‘스테이세이프(staysafe)’ 프로모션 코드로 전자담배를 구매하면 20% 할인을 제공해준 룬(Loon)이 단적인 예다.

기업이 소비자에게 진정한 공감을 불러일으켜 강력한 고객 연결을 구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미국의 브랜드·마케팅 기업 TBGA의 최고경영자(CEO)인 크리스틴 알레마니는 다음 세 가지 전략이 소비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조언한다.

먼저 ‘한쪽 귀를 땅에 대고 있어라’가 그것이다. 지난 몇 년 사이 우리는 짧은 시간에 많은 것들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때문에 기업이 현실 감각을 유지하려면 고객의 요구, 니즈, 고충 등을 지속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특히 ‘일화적 증거(실제 세계의 행동 데이터가 아닌 누군가가 진술한 개인 선호도에 기반한 증거)’와 사람들의 실제 의사결정에 대한 데이터 간의 균형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 진정한 선호도는 사람들이 밝힌 선호도와 다를 수 있다. 인간은 이상을 기반으로 질문에 답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타인의 관점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공감 마케팅의 기반이다.

두 번째 전략은 ‘고객에게 선택권을 제공하는 것’이다. 공휴일 홍보 마케팅은 브랜드를 알리고 브랜드의 개성을 부각할 수 있는 귀중한 방법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어버이날 같은 휴일은 부모를 잃거나 부모와 소원해진 이들에게는 괴로운 기억을 끄집어낼 위험이 있다. 최근 미국 내 여러 브랜드 마케팅팀이 주요 휴일에 대해 ‘옵트 아웃(opt-out)’ 이메일을 실험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례로 에시(Etsy)는 고객들에게 “어버이날이 누군가에게는 힘든 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압니다. 올해 어버이날에 대한 이메일을 받고 싶지 않으시면 아래에 있는 본인의 이름을 삭제해 주세요. 어버이날을 제외하고 당신의 마음에 쏙 들 만한 독특한 제품에 대한 소식을 앞으로도 전해 드리겠습니다”라는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세 번째 전략은 ‘시각적 요소로 분위기를 조성하라’다. 표적 수용자가 브랜드의 공감적 메시지를 얄팍하다거나 가식적이라고 인식하는 것을 기업은 원치 않을 것이다. 얄팍한 메시지로 인식될 가능성을 최소화하려면 시각디자인을 이용해 톤을 설정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을 하든지 그것이 브랜드와 반드시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시각적으로 진정성 있는 디자인의 모범 사례로 전문 서비스 기업 언스트 앤드 영(Ernst & Young)을 들 수 있다. 주제는 비교적 뻔하지만 언스트 앤드 영의 웹사이트를 클릭하면 다양성, 자연, 열망이 담긴 사진들을 볼 수 있다. 이 모든 이미지는 브랜드의 공감적인 슬로건 “더 나은 직업 세상 만들기(Building a better working world)”와 잘 어우러진다.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는 능력은 마케팅에서 늘 중시됐다. 사회 전체가 집단적 슬픔에 잠겨 있는 순간에는 특히 더 그렇다. 공감 마케팅을 제대로 하려면 개인 맞춤형 마케팅, 진솔한 마케팅을 해야 한다. 이를 실행에 옮기지 않고 하는 척만 할 순 없다. 지금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

이 글은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한국어판 디지털 아티클 ‘공감 마케팅, 제대로 하려면?’을 요약한 것입니다.

크리스틴 알레마니 TBGA CEO
정리=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