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마약사범 1만2000여명 검거
경찰에 적발된 대마 재배 창고 옆방에 마련된 파티룸 모습.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외관상으로는 실내 사격장을 비롯해 드럼, 피아노 등 공연시설이 마련된 파티룸이었습니다.”
지난해 10월 “대마 재배부터 유통까지 ‘원스톱 시스템’으로 이뤄지는 곳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기북부경찰청 마약수사대는 경기 김포시의 한 창고를 급습했다. 파티룸 바로 옆방에는 붉은 조명 아래 재배 중인 대마초 화분이 줄지어 놓여 있었다. 대마를 구입한 후 직접 말려 흡입까지 할 수 있는 공간도 발견됐다.
경기 김포시의 한 창고에 재배 중인 대마 화분이 줄지어 놓여 있다.
● 성인 판매책 부린 10대 마약 판매상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텔레그램을 통해 필로폰을 유통한 10대 마약 판매상 3명을 붙잡았다.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로 인천 소재 학원에서 서로 알게 됐다는 이들은 텔레그램을 통해 필로폰을 구한 뒤 20, 30대 중간 판매책 6명을 고용해 마약류를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유통한 것으로 조사된 4억900만 원 상당의 필로폰은 약 1만20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검거된 마약사범 중에는 14세 청소년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 클럽 내 외국인 집단 투약도
외국인 마약사범도 2018년 596명에서 지난해 1757명으로 3배 가까이가 됐다. 특히 공단 일대 등 외국인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공장 기숙사나 외국인 클럽 등에서 집단 투약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한다.지난해 10월 경남에선 마약류를 초콜릿 포장지 등에 숨겨 국제우편으로 밀반입한 후 외국인 클럽에서 판매하거나 투약한 외국인 유학생 등 40명이 적발됐다. 이들은 지난해 1월부터 네덜란드 공급책으로부터 필로폰을 사들여 유흥업소 종사자 등에게 유통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약을 구매한 외국인은 SNS 등을 통해 이를 재유통하거나 클럽에서 집단 투약했다고 한다. 같은 달 경찰은 경기 김포시의 한 공장 기숙사 내에서 필로폰을 판매한 태국인 A 씨와 투약자 32명을 붙잡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사범이 증가 추세인 만큼 향후 강도 높은 마약 수사를 이어가기 위해 마약 전문 수사팀을 전국 경찰청에 확대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