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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론’ 16% 정부가 대신 갚아… 서민대출 부실 경고등

입력 | 2023-01-30 03:00:00

고객이 못갚은 비율 2년새 2.7배↑
중신용자 구간서 14배 급증해
“가계부채 위험성 커져… 핀셋지원을”




서민 전용 대출 상품 ‘햇살론’을 이용한 고객이 원금을 갚지 못해 정부가 대신 상환한 비율이 16%를 뛰어넘었다. 고금리 상황에서 서민 대출 부실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서민금융진흥원(서금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햇살론15’, ‘햇살론17’의 대위변제율은 16.3%로 2021년 1월(6.1%) 대비 약 2.7배로 높아졌다. 대위변제율은 대출받은 신용자가 원금 상환에 실패했을 때 서금원이 은행에 대신 갚아준 금액의 비율을 말한다.

서금원에 따르면 2021년 1월 햇살론의 대위변제 건수는 약 2000건, 금액은 138억 원 규모였지만 지난해 11월에는 약 4000건, 241억 원으로 급증했다. 신용점수별로 살펴보면 600점대 이하 저신용자보다 700점 이상의 중신용자 구간에서 대위변제가 더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용점수 801∼900점 구간의 경우 2021년 1월 1.1%에 불과했던 대위변제율은 지난해 11월 약 14배인 15.2%로 급증했다.

햇살론을 이용하는 서민들의 대위변제율이 높아지면서 가계 부채의 위험성도 커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출 부실이 늘고 있지만 정부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햇살론 공급을 무작정 줄이기도 힘들다. 햇살론 서비스조차 받지 못하는 서민들이 고리 사채 등 불법 사금융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햇살론뿐만 아니라 새출발기금, 저금리 대환보증 프로그램 등 취약계층을 위한 다른 정책 상품도 내놓고 있지만 이용도는 전반적으로 저조한 상황이다. 최 의원은 “햇살론 대위변제율이 급증하고 있지만 저신용자 대출을 줄이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어 ‘핀셋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