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사태로 작년 LNG값 40% 뛰어 공사 “2021년부터 8차례 인상 요청 거부하던 산자부, 작년 4월에 올려”
가스 수입 비용 급증으로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영업 손실)이 약 9조 원까지 불어난 가운데 이를 연내에 해소하려면 가스 요금을 현재의 약 3배로 올려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난방비 폭탄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가스공사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쌓인 주택용(민수용) 도시가스 원료비 미수금(9조 원)을 올해 모두 회수하기 위해선 올 4월부터 가스 요금을 MJ(메가줄)당 39원 인상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1일 기준 서울 주택용 가스 요금은 MJ당 19.69원인데, 39원 인상되면 58.69원으로 약 3배로 오르게 된다. 작년 한 해 인상분(5.47원)보다 7배가량 더 올려야 하는 것이다.
2020년 말 2000억 원, 2021년 말 1조8000억 원 수준이던 가스공사 미수금은 지난해 말 9조 원으로 1년 새 5배로 급증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러시아가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을 중단하면서 이 기간 LNG 수입 가격이 40.6% 뛴 데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관섭 대통령국정기획수석비서관은 29일 방송에 출연해 “(가격 인상 요인을) 제때 반영하지 못하고 계속 미뤄오면서 국민과 기업이 난방비 충격을 크게 받고 있다”며 “가격은 경제 활동의 시그널이 되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서 사람들이 움직일 수 있는데 그 가격 시그널을 제때 주지 못했던 게 큰 패착”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공공요금 인상을 적기에 하지 않고 미뤄 난방비 충격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이다.
올 2분기(4∼6월) 이후 도시가스 요금 인상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취약계층에 대한 정부 지원이 확대될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최근 가스 요금 할인 대상 160만 가구와 에너지 바우처 지원 대상 117만 가구에 대한 지원액을 2배로 올리는 대책을 발표했다.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26일 브리핑에서 “추가 (지원) 대상을 늘리는 부분은 효과와 재정 상황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