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콜로라도주에 서식하는 한 흑곰이 볼더산간녹지공원 관찰 카메라에 자신의 셀카 400장을 남기고 갔다. 볼더산간녹지공원 홈페이지
미국 흑곰이 보호구역 야생동물 관찰 카메라에 수백 장의 사진을 남겼다.
2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미국 콜로라도주(州) 자연보호구역 볼더산간녹지공원(City Of Boulder Open Space and Mountain Parks·OSMP) 카메라에서 흑곰 한 마리가 남긴 수백 장의 셀카가 발견됐다.
지난 27일 OSMP는 트위터에 이 흑곰을 ‘셀피 베어(Selfie Bear)’라고 칭하며 게시글을 올렸다. 곰은 정면을 바라보거나 비스듬히 옆을 쳐다보며 이른바 ‘얼짱 각도’를 취했다. 혀를 빼꼼 내밀거나 얼굴을 카메라를 향해 들이밀기도 했다. 전신부터 가까운 얼굴 사진까지 다양한 구도와 표정으로 모습을 남겼다.
미국 콜로라도주 볼더산간녹지공원 관찰 카메라 앞에서 흑곰이 자신의 셀카를 촬영하고 있다. 볼더산간녹지공원 홈페이지
볼더시(市)에 따르면 OSMP 내 관찰 카메라는 총 9대로 야생동물의 움직임을 감지하면 사진을 찍는 동작 작동 카메라다. 주로 야생동물의 생태를 살피고 보호하기 위해 설치됐다. 결과물은 야생동물 행동을 연구하는데 쓰이기도 한다.
OSMP 측은 “(관찰 카메라에는) 코요테, 비버, 퓨마, 곰 등 다양한 야생동물이 찍히긴 하지만 보통 카메라를 안보고 무심히 지나친다. 그러나 이 흑곰은 관찰 카메라에 완전히 사로잡혀 버린 거 같다”며 “이날 모두 580장의 사진이 찍혔는데 이 중 400장이 이 흑곰의 셀카였다”고 전했다.
필립 예이츠 OSMP 대변인은 “곰이 야생동물 카메라 중 하나에 특별히 흥미를 보이며 수백 장의 ‘셀카’를 남긴 것 같다”며 “사진을 보고 우리는 박장대소를 터뜨렸는데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OSMP에 따르면 콜로라도주는 흑곰의 고향으로 현재 약 1만2000마리의 흑곰이 서식하고 있다. 그만큼 흑곰은 콜로라도주의 희귀한 보호종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 2017년 당국은 흑곰 보호를 위해 곰보호조례(Bear Protection Ordinance 8161)를 제정하기도 했다.
미국 콜로라도주 볼더산간녹지공원에 서식하는 한 흑곰이 소나무 위에 올라가 있다. 볼더산간녹지공원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