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지난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3년 업무보고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승호 인사혁신처장,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권 장관,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뉴시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통일부 신년 업무보고 자리에서 ‘남쪽 체제 중심 통일’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해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흡수통일을 (뜻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권 장관은 30일 KBS라디오 ‘최강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체제가 다른 두 사회가 통일할 때 성공한 체제를 기준으로 통일해야 한다는 원칙을 대통령이 말씀하신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권 장관은 “흡수통일은 상대의 의사와 상관없이 다른 사회를 흡수하겠다는 것”이라며 “저희는 궁극적으로 통일을 하게 되면 국민투표 등으로 국민 의사에 입각한 자유 통일, 평화적 통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 장관은 북한 내부 체제와 관련해 정권 붕괴 가능성을 언급했다.
권 장관은 “우리가 제재를 통한 압박과 국제사회를 통한 설득을 할 경우 어느 순간 북한 체제의 위험성은 외부의 침략으로부터 오는 것일 수도 있지만, 내부의 어려움으로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북한 사회가 자유와 시민의 권리를 겪어보지 못했기에 과거 동구권에서 일어난 민중봉기가 쉽게 일어나리라 생각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저희 판단에 북한의 내부 경제적 모순은 크다. 어느 정도 임계점에 달할 경우 북한 체제도 주민들을 걱정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민생을 돌보겠다고 이야기한다든지 국방 분야 성취를 선전하는 것도 결국 주민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것도 한두 번이지, 실제로 북한 주민 입장에서 먹을 것과 입을 것, 살 곳이 부족하다면 동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최근 발간한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 국무부 장관의 회고록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을 북한의 위협으로 인식했다’고 주장한 부분을 인용해 “북한이 중국보다 우리에게 손을 내밀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권 장관은 “제가 주중대사를 하면서 봤지만, 북·중 관계가 그리 공고하지 않다”며 “일시적으로 북·중·러 대 한·미·일이 과거 냉전과 비슷한 구도를 형성하고 북한이 그런 계기에 중국에 접근하고 있지만, 반드시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15일 윤 대통령이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고 말한 부분이 북한을 도발하는 강경 발언 아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권 장관은 “우리 장병들에게 이야기 한 부분”이라고 했다.
권 장관은 “지난 정부에서 지나치게 (북한에) 유화적이었고 현재로선 ‘허상’에 가까운 대화를 통한 평화를 추구해 안보 의식이 소홀해진 측면이 있다”며 “그걸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윤 대통령이) 조금은 강경한 발언을 더 하시는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