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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 살해후 “다중인격” 주장…檢, 심리분석해 거짓 밝혀

입력 | 2023-01-30 11:28:00

2022년 4분기 과학수사 우수사례 5건 선정



ⓒ게티이미지뱅크


살인 혐의를 받는 남성이 다중인격장애를 주장했지만 검찰이 심리분석으로 거짓 주장임을 밝혀내 재판에 넘긴 사례가 과학수사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대검찰청은 광명 일가족 살인사건을 비롯해 2022년 4분기 과학수사 우수사례 5건을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2022년 11월 1일 경기 광명시에서 아내와 두 아들을 망치와 식칼로 살해한 남편이 붙잡혔다. 남편은 다중인격장애를 주장했지만, 대검은 통합심리분석(임상심리평가·심리생리검사·행동분석)을 통해 그가 정신·병리적 특성을 보이지 않음을 확인했다. 범행 동기는 피해자들에 대한 반감과 분노감 증폭이었다. 이에 검찰은 피의자의 다중인격 주장이 거짓임을 밝혀 구속 기소했다.

이외에도 첨단 정보 기술을 활용해 범행을 잡아낸 사례도 다수 선정됐다.

국내 최신 반도체 기술이 외국으로 유출한 사건에서 대검은 증거 확보를 위해 피의자들의 서버, 노트북 등을 디지털 포렌식 기술(디지털 기기·인터넷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는 수사 기법)로 분석했다. 이후 수집한 방대한 양의 전자정보를 분석해 증거를 확보, 관련 회사 임직원 등 9명을 기소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DB를 조작, 170억 원의 손해를 입힌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대검은 전자지갑 전송 내역 188건 자금 흐름 분석 등을 통해 피의자들을 기소했다. 이는 3년 6개월간 수사 지연된 사건이었다.

1심 무죄 선고된 미성년자 강제추행 사건의 피의자를 법정 구속 시킨 사례도 선정됐다. 피의자의 추행 사실 부인과 9살이던 피해자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됐다. 하지만 대검은 DNA 정밀감정과 보건 연구관의 직접 증언을 통해 1심을 파기하고 피의자의 유죄를 밝혀냈고 구속 기소했다.

바지 사장과 거짓 총책을 이중으로 내세워 54억 원의 허위세금계산서를 발급한 사건을 기술 수사로 범행의 전모를 밝혀 재판에 넘긴 사례도 있었다. 피의자의 휴대전화 포렌식 및 계좌 분석으로 실제 총책 등 5명을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나날이 복잡하고 교묘해지는 범죄 수법에 대응해 첨단 과학 수사 기법을 연구·개발할 예정”이라며 “이를 수사에 적극 활용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는 검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