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이 똘똘 뭉쳐 지원하는 우크라이나의 전략적 가치와 관련해 새로운 해석이 나와 주목된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이번주(현지 28일 발행)자 보도에서 미 의회 및 방산업계, 외교안보 싱크탱크 등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의 티타늄을 두고 벌어지는 전투”를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동남부 전선을 따라 대량의 티타늄 매장지가 펼쳐져 있다. 러시아군 점령지 중에는 최소 2곳의 티타늄 매장지가 있다.
미 국무부는 티타늄을 경제 및 국가안보에 필수적인 35가지 광물 중 하나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수입국이 전부 우방국은 아니란 사실은 미 안보의 우려 요소다.
미 지질연구국(USGS)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23만1000여톤의 티타늄 스펀지(티타늄을 유통하기 좋게 가공한 것)를 생산, 전 세계 생산량의 57%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일본이 17%, 러시아가 13%였다.
티타늄 스펀지 7대 생산국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는 4000여 톤을 생산했지만, 실제 티타늄 매장량은 러시아보다도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미 의회에 지출된 연례국방비지출 법안에는 “중국과 러시아 자원의 잠재적 대안으로 우크라이나 티타늄 자원을 활용토록 타당성 조사를 하라”는 지시가 담겼다고 한다.
익명을 요구한 미 의회 직원은 뉴스위크에 “우크라이나에는 희토류 광물 매장량도 상당히 많다”며 “우리가 제대로 플레이한다면 현재 많이 의존하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 자원의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는 서방 전역에서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는 게 왜 우리에게 이익이 되느냐’는 논쟁이 증가하는 가운데 앞으로 더 많이 거론될 주장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티타늄을 제대로 확보하기만 하면 이번 러시아의 침공 사태 이후, 중국과의 끓어오르는 갈등 국면에서도 미국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올렉 유스텐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경제 보좌관은 뉴스위크에 “우리는 티타늄과 리튬을 보유하고 있다. 둘 다 현재 수요가 많고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로선 이 같은 광물 자원이 서방에 거액의 전후 재건·부흥 기금을 요구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미 육군참모대학 러시아 연구교수를 지낸 스테판 블랭크 포린폴리시 선임 연구원은 “우크라이나가 전쟁 이 끝난 뒤 몇 달 내로 상당량의 티타늄을 서방에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국가 전체를 위에서 아래로 재건해야 하는데, 이는 투자자들에게 좋은 기회”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티타늄 사업에 미·유럽 기업들이 뛰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