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남중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증시를 바라보는 낙관론이 커지기에는 넘어야 할 난관이 많았다. 지난해 증시를 두고 시장 전망치와 실제 지수 간 괴리가 컸던 점도 올해 증시를 보수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1월 중순까지의 증시 결과는 의외의 소수 의견에 대해 재조명한 계기가 됐다. 연간 증시 경로가 ‘상저하고(上低下高)’가 아닌 ‘상고하저(上高下低)’가 될 수도 있겠다는 의견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상저하고’와 ‘상고하저’를 가르는 첫 번째 요인은 물가, 긴축, 중국 변수를 둘러싼 증시 반응 시점이다. 에너지, 임금 영향력에서 벗어난 물가 오름폭 둔화와 이로 인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상 중단, 그리고 ‘제로(0) 코로나’ 정책으로 이어지는 중국 경기 회복과 증시 반등이라는 이벤트를 1분기(1∼3월)부터 강하게 반영할지 아니면 연준의 금리 인상 중단이 단행된 이후인 2분기(4∼6월)부터 반영할지 여부다.
연간 증시 경로를 두고 논란이 커지는 와중에 13일 시작된 미국의 지난해 4분기(10∼12월) 어닝시즌 진입은 ‘실적 부진’이라는 암초를 만나게 할 것이다. 지난해 4분기 S&P500의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는 전년 대비 3.9%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 실적이 전년보다 감소하는 것은 2020년 3분기(―5.7%)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9월 말 추정치와 비교하면 6.7%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실적 부진이 현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의견도 있어 이러한 해석상의 차이는 1월 중순 이후 증시에 노이즈로 작용할 것이다.
위험 회피 심리는 확대되겠지만 연간으로 보면 올해 상반기는 증시 불확실성을 낮추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예컨대 연준 및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전환 모색, 지난해 고강도 통화 긴축 여파에 따른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시장금리와 물가는 점진적으로 하락해 증시 불확실성을 낮추는 동인이 될 것이다.
올해 1분기는 글로벌 증시가 저점을 지나가는 국면으로, 해 뜨기 전 가장 어두운 새벽에 해당된다. 2분기는 미국 정책금리와 소비자물가(정책 금리 하회) 간 스프레드 역전에 대한 기대가 커지며 투자 대상의 신구 교체가 이뤄지는 시점이 될 것이다. 유망 투자 대상인 신흥국의 정보기술(IT)·경기소비재, 미국 우선주의 정책 확장으로 인한 전기차·배터리, 반도체와 바이오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꾸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