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심의위원회 6차례 개최 학부-대학원 3%대 인상안에 합의
부산의 사립대인 동아대가 13년 만에 등록금 인상을 결정했다. 전국 사립대 중 처음 정부의 등록금 동결 기조를 깬 것으로 다른 대학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동아대는 자체 등록금 심의위원회(등심위)를 열어 올해 학부는 등록금 3.95%, 대학원은 3.86%를 각각 인상한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따라 1학기 학부 등록금은 인문계열이 전년도 285만7000원에서 296만9000원으로, 공과계열은 387만6000원에서 402만9000원으로 오른다.
앞서 동아대는 3일부터 대학 교직원 5명과 학생 대표 5명, 외부인 1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등심위를 총 6차례 개최했다. 당초 학생들의 반대가 강했지만 학교 측이 등록금 인상으로 발생할 50억 원의 추가 수입을 낙후 시설 보수와 취업 프로그램 강화 등에 쓰겠다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27일 열린 등심위에서 11명 전원이 등록금 인상안에 찬성했다고 학교 측은 밝혔다.
교육부는 최근 대학·대학원 등록금 인상률 상한선을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5배로 산정했다. 이에 각 대학은 자율적으로 상한선(4.05%) 내에서 등록금을 올릴 수 있지만 결정은 쉽지 않다. 학부 등록금을 인상하면 대학연계지원형인 ‘국가장학금 Ⅱ유형’ 지원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1946년 개교한 동아대는 재학생 수가 1만8000여 명으로 주로 등록금 재원에 의존해 운영해 왔다. 등록금 수입의 95%가 인건비(80%)와 교내장학금(15%)에 쓰여 시설 관리 등에 쓸 여력이 없는 형편으로 알려졌다. 등록금 동결 시 연간 100억 원에 가까운 적자가 날 우려가 제기되자 지난해 하반기에 부총장을 팀장으로 하는 대학재정안정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도 했다. 동아대 관계자는 “등록금 인상분을 학생들에게 돌려줄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