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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주 이상 만성기침, 이것 달여 먹으면 ‘뚝’ 떨어진다[정세연의 음식처방]

입력 | 2023-01-31 03:00:00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이면 기침 환자가 배로 늘어난다. 기침은 감기로 인해 자연스럽게 생겼다가 사라지기도 하지만 8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기침도 있다. 기침은 기도에 엄청난 힘을 가하기 때문에 후두와 기관지에 상처를 낼 수 있다. 이로 인해 다시 기침이 심해지는 악순환도 흔하다. 한데 이 만성 기침도 양상과 원인이 제각각이다.

가장 흔한 만성 기침은 마른기침이다. 가래가 없고 목이 간질간질 건조한 기침으로, 감기나 기관지염을 앓고 난 뒤 뒤끝으로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마른기침으로 점막이 바싹 말라버리면 공기만 들이마셔도 기관지가 예민해져 기침반사가 과하게 나타난다. 이때 목을 촉촉하게 유지해 주는 약재가 바로 맥문동이다.

마른기침에효과적인 약재 맥문동.

맥문동 뿌리에는 기침 진정에 도움이 되는 루스코제닌(ruscogenin)이라는 스테로이드계 사포닌이 들어있다. 한의학에서도 양음윤폐(養陰潤肺), 즉 음액을 보충하고 폐 기관지를 촉촉하게 하는 작용을 한다. 보통 기침이 멈추지 않으면 물을 많이 마시라고 하는데, 점막이 극도로 마르면 물을 마셔도 금세 다시 건조해진다. 이럴 때는 맥문동차를 구수하게 끓여서 수시로 마시면 좋다. 물 1L에 맥문동 20g을 넣고 물이 절반이 될 때까지 졸이면 된다.

찬바람이 불면 어김없이 기침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차가운 기운으로 생기는 기침, 즉 한수(寒嗽)라고 한다. 이를 다스리는 약재로는 생강이 그만이다. 생강의 매운맛을 내는 진저롤(gingerol) 성분이 냉기를 쫓아서 차가운 공기에도 근육이 과민반응하지 않도록 저항력을 길러 준다. 단, 생강은 수분을 말리는 작용이 있다. 마른기침을 하는 사람은 장복하면 기침이 더 심해지니 피해야 한다.

교사, 성악가, 방송인 등 목을 많이 쓰는 경우 목에 가래가 낀 것 같은 느낌이 동반되는 기침을 자주 한다. 이런 기침은 후두염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코로나 후유증으로도 이런 증상이 자주 보인다. 이런 기침은 해도 시원하지 않기 때문에 점점 더 힘을 줘서 세게 하게 된다. 그러다 무리하게 기침을 하면 후두에 상처가 생겨 만성염증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이때는 도라지를 꾸준히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도라지를 손질할 때 나오는 흰색 유액 안에는 소염 작용을 하는 사포닌이 풍부하다. 한의학에서도 목이 붓고 아플 때 가라앉히는 약재로 자주 쓰인다.

같은 기침이라도 원인은 다 다르기에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기침의 강도, 주기, 목이 아픈 양상 등을 잘 관찰해야 한다. 이후 근본 치료와 도움이 되는 음식 섭취를 병행해야 한다. 밤낮을 가리지 않는 잦은 기침은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기침이 시작된다 싶을 때 빠르게 대응해 만성 질환으로 키우지 않는 게 최선일 것이다.


정세연 한의학 박사는 음식으로 치료하는 ‘식치합시다 정세연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유튜브 ‘정라레 채널’을 통해 각종 음식의 효능을 소개하고 있다. 1월 기준 채널 구독자 수는 약 69만 명이다.

정세연 원장의 ‘매일 먹으면 만성기침을 없애는 음식’(https://www.youtube.com/watch?v=mTwex2jzLqw)

정세연 ‘식치합시다 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