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체포동의안 기정사실 당론 여부-당헌 80조 적용 등 신속한 입장 정리 ‘김건희 특검’ 공세도 강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교육연수원 발대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동주기자.zoo@donga.com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는 가운데 민주당 지도부도 체포동의안 제출 이후의 대응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당내 분열 방지’를 최우선 목표로 결속을 강조하는 한편 논란의 소지가 남은 ‘당헌 80조’에 대해선 최대한 신속하게 입장을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31일 민주당 등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가정한 논의를 이어갔다. 앞서 이 대표도 검찰 소환 직후 ‘답정(답이 정해진) 기소’라고 말했듯 구속영장 청구 역시 짜놓은 수사 흐름과 수순이라는 것.
이에 따라 지도부는 미리 당 차원의 신속한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정부·여당이 민주당을 분열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이재명 흔들기’를 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장기간에 걸쳐 당내 여러 의견을 듣기보다는 빠르게 의견을 모으고 당의 입장을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내부 결속을 위해 “‘야당 탄압’을 넘어선 ‘야당 파괴’”라는 프레임도 연일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당 대표에 대한 소환 조사와 구속은 차원이 다르다는 취지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31일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헌정 사상 이렇게 무도한 정치검찰들을 앞세운 보복수사는 없었다”며 “오로지 다수 야당의 파괴와 전 정부 지우기에만 혈안이 돼 검찰권을 주머니 속 공깃돌처럼 마구 남용하는 윤석열 정권”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건희 태스크포스(TF)’도 2월 1일 공개 회의를 진행하며 본격 역공에 나선다. 민주당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제점을 더욱 투명하게 밝혀내기 위해 TF를 단 수준으로 승격할 생각도 가지고 있다”며 “검찰의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모습 때문에라도 특검이 불가피한 게 아니냐는 판단에 따라 당내에서도 (특검) 준비와 논의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임오경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여사를 향해 “본인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자신 있다면 계속 숨을 것이 아니라 특검을 수용하라”고 압박했다.
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