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35% 늘어… 누적 10만명 돌파 “가입시기 저울질하다 서둘러 신청” 3월부터 수령액 평균 1.8% 감소
동아일보 DB.
서울 성북구에 사는 김모 씨(60·여)는 지난해 말 주택연금에 가입해 매달 200만 원가량을 받고 있다. 최근 수년 동안 집값이 오르면서 2018년에 5억 원을 주고 산 아파트가 10억 원의 시세로 평가를 받았다. 김 씨는 “지난해 남편과 함께 퇴직하면서 주택연금 가입을 저울질하다가 가입했다”며 “장기적으로는 몰라도 당분간은 집값이 더 오르기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말했다.
급격하게 올랐던 주택가격이 조정기에 접어든 가운데 김 씨처럼 집값이 더 내리기 전에 서둘러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주택연금은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맡기고 매달 일정한 금액을 평생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만 55세 이상 중장년층의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돕기 위해 2007년 출시됐다. 가입자가 아무리 오래 살아도 사망할 때까지 약정된 연금이 보장되고, 일찍 사망하면 주택을 처분한 돈이 그간 받은 연금, 이자 등을 빼고 가족에게 상속된다.
31일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연금 가입 건수는 1만4580건으로 집계됐다. 2021년 1만805건에 비해 34.9%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고치다. 주택연금의 누적 가입자는 지난해 8월 10만 명을 돌파했다.
다만 올해는 주택연금 가입자들이 받을 수 있는 수령액이 전년보다 다소 줄어들게 됐다. 주금공은 3월 1일부터 주택연금 신규 신청자의 월 지급금이 기존보다 평균 1.8% 감소한다고 이날 밝혔다. 주금공은 주택가격 상승률, 금리 상황, 기대여명 변화 등을 고려해 가입자의 월 수령액을 매년 한 번씩 조정하는데 주택가격 상승률이 낮아지는 반면 이자율은 상승한 결과다. 이에 따라 주택가격 6억 원을 기준으로 55세 가입자가 받게 되는 주택연금 월 지급금은 기존 96만7000원에서 조정 후 90만7000원으로 줄어든다. 2월 28일까지 신청을 마친 가입자의 경우 변경 이전의 월 지급금을 받게 된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