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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공사에서 ‘타운홀 미팅’이 열리는 이유

입력 | 2023-02-01 01:56:00

김동섭 사장 취임 이후 경영혁신 및 재무건전성 제고 집중
2년 연속 최대 규모 차입금 감축으로 경영 체질 개선 시동




한국석유공사(사장 김동섭)가 최근 2년 동안 경영 혁신 및 자구 노력의 성과로 총 1조3890억 원의 차입금을 감축했다. 31일 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2년간 감축한 연도별 차입금 규모는 2021년 6793억 원, 2022년 7097억 원(잠정치)로 역대 연간 감축 규모로는 각각 1, 2위다.

석유공사는 과거 정부의 석유 개발 대형화 정책에 따른 해외 사업 인수합병(M&A) 투자 등으로 증가한 차입금으로 재무 건전성 및 안정성 제고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2020년 6월 취임한 김동섭 사장은 재무 건전성 제고를 최우선 목표로 경영 개선과 자구 노력을 체계적으로 추진했다. 해외 사업장의 성과를 높이고 비핵심 자산의 매각, 한국수출입은행과 협의해 해외 자회사에 본사의 신용을 공여하는 방식을 통한 투자금 회수(1조34억 원) 등으로 부채를 줄일 자금을 마련했다.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2020년 취임 이후 차입금 축소를 통한 재무 건전성 제고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경영 체질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제공

영국 톨마운트 가스전이 작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생산에 들어갔는데 하루 1만7000배럴의 생산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성공시킴으로써 매출액을 늘릴 수 있었다. 2006년 라이선스 취득 이후 2011~13년 탐사와 시추를 진행했고, 2019년부터 생산설비를 구축한 사업장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난제가 많은 북해 해상광구에서 개발 및 생산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적잖은 의미가 있다”고 했다. 석유공사는 2019년 6월 생산을 시작한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외곽 사막에 위치한 육상 광구인 할리바 유전의 생산량도 늘렸다.

아울러 수익성이 떨어지던 카자흐스탄 아다(ADA) 광구를 지난해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운용 비용 절감으로 공사 전체의 현금 흐름을 개선하는 효과를 낳았다.


구분
2018년
2019년
2020년
2021년
2022년*
차입금
121억3000만
119억5000만
131억2000만
125억5000만
119억9000만
증감
―2억
―1억8000만
+11억7000만
―5억7000만
―5억6000만
공사는 해외 자회사에 신용을 공여하는 방식으로 자회사의 자본 조달 금리를 낮추는 등 글로벌 자금관리 체계도 근본적으로 혁신했다. 기존에 자회사는 자체 신용등급으로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담보부 은행 차입을 실행 중이었다. 자회사의 낮은 신용등급으로 인해 높은 금리 조건, 차입 한도 제한, 본사 투자 회수 제약 등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데 장애가 됐다. 이에 공사는 수출입은행이 공사에 지원하고 있던 금융지원한도를 해외 자회사 현지 대출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자회사가 본사가 비슷한 수준의 금융 혜택을 받게 했다. 이렇게 해서 생긴 여유 자금을 회수해 부채 감축에 활용할 수 있었다. 공사 관계자는 “잉여 현금 흐름을 차입금 감축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투자 회수 이행 체계 및 절차를 정립하고 글로벌 현금 흐름 모니터링 강화를 통해 안정적인 유동성 확보와 차입금 감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고 했다.

최근 2년간 달성한 외부 차입금 감축 성과는 매년 해외로 지급되는 외화 이자비용 연 6800만 달러(연 6% 가정)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사는 지속적인 차입금 감축 추진으로 정부가 추진 중인 재무위험기관 재정 건전화 정책에도 부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동섭 사장이 임직원들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차입금 감축의 필요성 등에 대해 직접 설명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제공



김 사장은 사장이 주재하는 재정건전화위원회를 통해 재정건전화 계획의 추진 경과를 주기적으로 점검함과 동시에 장기간의 구조조정 추진으로 피로감이 누적된 구성원들에게 재무 성과 등 경영 현안을 직접 설명하는 타운홀 미팅을 개최해 가며 차입금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한 내부 공감대 형성을 주도했다.

김 사장은 “최근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금융환경에서 공사 모든 임직원이 경영 혁신과 고강도 자구 노력에 동참해 이룩하게 된 대규모 차입금 감축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며 “향후 공사의 재무 건전성 강화 및 경영 체질 개선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