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인재양성 현장 방문에 나선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5일 오전 대전 충남대학교 반도체실험실을 찾아 연구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2022.07.25 뉴스1
중국의 반도체 관련 논문 수가 최근 10년간 미국을 추월해 세계 1위로 올라서고, 피인용 상위 10% 논문 수도 최근 5년 내 미국을 앞지르며 양적·질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영향력과 활동도가 높은 연구주제 수가 세계 선도국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며 질적 성장이 다소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학술논문 데이터로 본 글로벌 반도체 기술 패권경쟁’ 보고서를 1일 발간했다. KISTI는 학술논문 데이터베이스인 ‘웹 오브 사이언스’의 2457개 인용주제 중 반도체 기술관련 인용주제 100건을 선정하고 2000년부터 2021년까지 출판된 192만 6890건 논문을 대상으로 주요국의 연구수준을 분석했다.
기술패권 경쟁 상황에 따른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경쟁구도 분석에 따르면 전체 논문 수에서 미국은 2000년부터 2010년까지 가장 많은 논문을 냈다. 하지만 중국이 2011년부터 미국을 추월해 1위로 올라섰다. 중국은 피인용 상위 10% 내의 논문 수 비교에서도 최근 5년(2016~2021년)간 1위를 차지하며 양적·질적 성장을 이어갔다. 2010년부터 2021년까지 중국은 전체의 30.2%에 이르는 53만 3811건의 반도체 관련 논문을 출판했다. 미국이 35만 1070건으로 2위에 올랐고, 한국은 13만 3880건으로 전체 5위에 머물렀다.
한국은 반도체관련 기초연구 분야에서 전반적으로 연구규모와 수준이 성장하고 있지만, 질적 성장은 다소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전체 조사기간을 5년씩 나눈 각 시구간에서 ‘강점연구영역’에 위치한 연구분야가 10개 이하에 머물렀다. 강점 연구영역은 특정 국가의 연구 분야가 타 국가보다 얼마나 활동도와 영향력이 높은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한국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강점 연구 영역에 위치한 연구 주제가 10개에 머물렀지만, 미국은 51개, 영국 43개, 독일은 41개에 이른다. 또한 한국이 과거 영향력이 높았던 분야들은 연구규모가 증가한 이후 영향력이 오히려 낮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준영 KISTI 글로벌R&D분석센터 책임연구원은 “한국은 원천 기술 분야 선도국을 중심으로 협력을 다각화하고, 우수 인력 유출 방지, 해외 우수 연구자 국내 유치 등을 위한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