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국무 “유대인 정착촌 확대 반대” 네타냐후 “美 우려 전혀 동의하지 않아”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 총리실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상황을 진정시키고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긴급 조처를 해야 한다"라며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력 충돌로 높아진 긴장을 완화하는 조치를 촉구했다. 2023.01.31. [예루살렘=AP/뉴시스]
중동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갈등 중재에 나섰지만 성과는 없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의 ‘두 국가 해법’ 지지 표명에도 팔레스타인 자치령 내 유대인 정착촌을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중동 순방 중인 블링컨 장관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에 이어 팔레스타인 자치령 수도 라말라를 찾아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만났다. 블링컨 장관은 이 자리에서 최근 팔레스타인 자치령 내 유대인 정착촌 확대를 주장한 이스라엘에 대해 “정착촌 확장, 불법 정착촌 합법화, 팔레스타인 가옥 철거 및 주민 추방, 성지의 역사적 지위 훼손은 ‘두 국가 해법’을 위협하는 요소”라고 말했다. 두 국가 해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별도 국가로 평화롭게 공존하는 모델로 미국이 지지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의 발언은 최근 팔레스타인에 대해 강경책으로 일관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한 극우 연정 인사들에게 자제를 촉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전날 네타냐후 총리와의 면담 이후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두 국가 해법으로부터 멀어지는 어떤 조치도 이스라엘의 장기적 안보와 민주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해칠 것”이라며 “긴장 완화를 위한 긴급 조처를 취해아 한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최근 팔레스타인인에 의한 두 차례 총격 사건 이후 정착촌 확대, 이스라엘인 총기 규제 완화 정책을 발표했다.
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