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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3세 여아’ 친모, 아이 바꿔치기는 무죄…파기환송심 ‘집유’

입력 | 2023-02-02 14:31:00

2021년 8월 17일 오후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열린 경북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8년형을 선고받은 친모 석모 씨가 법원을 떠나고 있다. 뉴스1


경북 구미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세 여아 사건과 관련, 당초 할머니로 알려졌다 친어머니로 밝혀진 석모 씨(50)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대구지방법원 제1형사항소부(부장판사 이상균)는 2일 사체 은닉 미수와 미성년자 약취 혐의로 구속 기소된 석 씨의 파기환송심에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1, 2심 때와 같이 징역 13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석 씨가 아이 시신을 숨기려 한 혐의인 사체 은닉 미수 혐의만 인정하고, 아이를 바꿔치기했다는 미성년자 약취 혐의에 대해선 “검사가 제출한 간접증거만으로는 혐의가 입증되지 않는다”면서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수사기관이 유전자(DNA) 검사 결과를 토대로 피고인과 피해 여아의 친자관계가 성립됐다고 봤지만, 이 감정 결과가 피해 여아를 바꿔치기했다는 사실로 인정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검찰은 피고인이 출생한 여아를 자신의 곁에서 돌보기 위해 바꿔치기했다고 보고 있지만, 피고인에게 그런 동기가 있을 이유를 확신하기 어렵다”면서 “간접증거만으로 유죄를 인정할 수 있는지가 문제가 된다”고 덧붙였다.

석 씨는 2018년 3월 말~4월 초 구미의 한 산부인과에서 딸 김모 씨(23)가 출산한 아이와 자신이 낳은 아이(A 양)를 바꿔치기한 뒤 김 씨의 아이를 어딘가에 빼돌린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또 김 씨가 기르던 자신의 아이(A 양)가 3살 무렵 홀로 방치돼 숨지자 이를 감추기 위해 김 씨가 살던 빌라에 시신을 몰래 매장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석 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고, 항소심 재판부도 “3차례에 걸친 DNA 감정은 사실인정에 있어 상당한 구속력을 갖는 과학적 증거 방법에 해당한다”며 1심 판결을 유지했다. 그러나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상고심에서 “아이 바꿔치기 범행이 입증되지 않아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며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