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목포, 함평 인근에서 즐겨 먹던 묵덕장. 냉장고가 보급되기 전엔 김장 김치가 금세 신김치가 되곤 했다. 이 신김치에 메주를 넣고 두엄 속에서 며칠 익힌 장이 묵덕장이다. 은은한 구수함과 시큼털털한 김치 맛이 어우러진다. 프랑스인이라면 시골의 독특한 자연치즈 맛에 비유할 듯하다. 유산균이 풍부해 천연 발효 소화제나 다름없다. 토박이에겐 밥에 비벼 먹고 반찬으로 즐겼던 추억이 있으니, 먹을수록 자꾸 당기고 그립다는 ‘개미진’(남도 사투리)의 맛이다.
이윤화 음식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