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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동창리서 새 공사… 고체연료 엔진시험대 추정”

입력 | 2023-02-03 03:00:00

VOA “서해위성발사장 작업 분주
800㎡ 공터 닦고 구조물 지어”
신형 고체연료 ICBM 실험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이 지난해 12월 15일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을 찾아 새로 개발한 대출력 고체연료 로켓엔진을 살펴보고 있다. 북한이 곧 고체연료 엔진을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AP 뉴시스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과거 고체연료 엔진 시험대 가설과 비슷한 작업 현장이 포착됐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북한은 이곳에서 대출력 고체연료 로켓엔진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어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VOA에 따르면 미국 민간위성업체 플래닛랩스가 전날 촬영한 로켓엔진 시험장 위성사진에 새 공사 현장이 담겼다. 최근 지은 고체연료 엔진 시험대에서 북쪽으로 약 115m 떨어진 곳으로 불과 며칠 전까지 나무와 풀만 있는 야트막한 언덕이었다. 하지만 위성사진에는 넓이 약 800㎡(가로 20m, 세로 40m) 터가 닦였고 가운데 검은색 물체가 보인다는 것.

VOA는 “이번 공사는 지난해 11월 신규 고체연료 엔진 시험대 건설 방식과 매우 유사하다”며 “당시에도 기존 수직형 엔진 시험대 동남쪽 약 200m 지점에 새 도로를 내고 그 끝에 구조물을 지었다”고 전했다. 북한은 엔진 시험대가 완공되자 지난해 12월 16일 고체연료 로켓엔진 지상분출 시험을 했다. 이어 지난달 29, 30일 함경남도 함주군 마군포 고체연료 실험장에서 추가 시험을 벌였다.

액체연료를 발사체에 주입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려 정찰위성에 노출될 위험이 큰 반면 고체연료는 항상 주입해 놓을 수 있고 미사일을 탑재하자마자 발사할 수 있어 노출 우려가 작다. 폭발력도 액체연료보다 강력하다. 북한이 밝힌 대로 지난해 12월 엔진 실험에 성공한 고체연료 추력이 140tf(톤포스)에 이를 경우 미국 3대 핵전력 중 하나인 미니트맨3 ICBM 추력(80tf)을 앞서게 된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북한이 늦어도 올 상반기(1∼6월)에 신형 고체연료 엔진을 적용한 ICBM 발사 시험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신형 엔진을 개발할 때 분출 실험을 2∼4차례 진행한 후 시험 발사를 해왔다는 것이다. 한미 당국도 4월 북한이 고체연료 로켓엔진을 적용한 신형 ICBM 시험 발사에 나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