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동남아 직접 챙기며 협력 모색 UAE서 37조 투자유치에 힘 보태 30, 40대 임원 발탁 세대교체 속도 첫 女사장도 나와… ‘수평호칭’ 시행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부총리가 16일(현지 시간)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현장에서 열린 3호기 가동식 도중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이 회장은 취임 후 해외 파트너십 확대에 역량을 집중했다. 첫 출장지는 지난해 12월 찾은 아랍에미리트(UAE)다. 각국 정재계 유력 인사들이 모이는 비공개 간담회에 참석해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UAE에서 추진하는 한국 최초의 해외 원전 건설 프로젝트인 ‘바라카’ 발전소 건설 현장을 방문해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한 달 뒤인 1월 14일에는 윤석열 대통령 순방 경제사절단에 참여해 UAE를 재차 방문했다. 이때 총 300억 달러(약 37조2600억 원) 규모의 투자 약속을 받는 데 기여했다. ‘세계적 부호’로 잘 알려진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부총리와 나란히 앉아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어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는 평소 친분이 있던 인텔, 퀄컴 등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윤 대통령과의 오찬 자리에 초청했다고 한다.
성장성이 높은 동남아시아도 직접 챙기기 위해 열흘간의 출장길에 나섰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주요국을 돌며 그룹 신사업과 현지 협력방안을 모색했다.
국내에서도 한국을 찾는 해외 유력 정치인·기업인과 활발한 교류를 이어갔다.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방한 당시 국내 총수들과 함께 차담회를 가졌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페터르 베닝크 ASML CEO와도 만나 반도체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인재 기용도 이 회장이 중시하는 과제다. 삼성은 이 회장 취임 후 연말 인사에서 30대 상무, 40대 부사장을 대거 발탁해 그룹 내 세대교체에 속도를 냈다. 삼성전자 첫 여성 사장이 나왔고 삼성SDI에서는 처음으로 40대 여성 부사장이 뽑혔다. 최근에는 신성장 동력인 차세대 이동통신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스웨덴 통신장비 회사 에릭손 출신 임원 두 명을 영입했다.
올해 초 출산 임직원 64명에게 최신형 공기청정기를 선물하고 이달 1일 삼성화재 대전 연수원을 찾아 직원들과 소통하는 등 스킨십에도 힘쓰고 있다. 2일부터는 직책·직급 호칭을 없애고 임직원 모두가 서로를 이름으로 부르는 ‘수평 호칭’을 시행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