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무리하게 사람 쳐내고 아성 구축” 친윤 진영 대대적 공세에 맞대응 김기현 “尹, 安과 독대 한번도 안해” 원로들 “나경원 이어 제2 집단린치”
경동시장 카페 찾은 안철수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의원이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의 한 카페에서 주문한 커피를 받고 있다. 뉴스1
●安 “尹 지지율 하락 이유는 윤핵관”
후보 등록 첫날인 전날(2일)과 마지막 날인 이날 오전까지 연이틀 친윤 진영의 공격이 이어진 뒤 안 의원은 오후에 유튜브 ‘펜앤드마이크TV’에 출연해 “윤핵관 그 사람들한테 대통령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고 자기들의 다음 공천이 중요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최근 지지율이 하락세라는 지적에 “사실 (지지율이) 떨어진 이유는 저는 윤핵관에서 찾는다”고도 했다. 안 의원은 친윤계의 맹공에 대해 “어떤 수를 써서라도 끝까지 버텨서 당 대표가 돼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려고 그렇게 정말 굳게 마음먹고 있다”며 “저는 절대 포기 안 한다. 나경원 전 의원과 똑같은 선택을 할 거라고는 꿈도 꾸지 말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예정에 없던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전당대회가 이런 식으로 가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당원들이 최근 당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집단적 이전투구에 대해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말들을 한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비윤과 반윤 얘기는 당에 해가 되는 주장”이라며 “공천 파문은 계파 때문이다. 지금도 계파가 준동하는 것을 알 것”이라며 반박 수위를 높였다.
팥죽 맛보는 김기현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오른쪽)이 2일 대전 동구 중앙시장을 찾아 팥죽을 맛보고 있다. 김 의원 왼쪽은 윤창현 의원. 대전=뉴스1
●당내 친윤 공세에 “이러면 누가 승복하겠나”
안 의원을 겨냥한 친윤 핵심 인사들의 십자포화에 여권과 친윤 진영 및 김 의원 지지 의원 일각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통령실과 친윤 진영이 나 전 의원을 집중 공격해 전당대회 불출마로 이어졌지만 오히려 나 전 의원 지지율이 안 의원에게 흡수돼 안 의원이 상승세를 탄 것과 비슷한 역풍이 불 수 있다는 것. 친윤 진영의 A 의원은 역풍 우려에 “그런 걱정이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을 지지하는 한 중진 의원 역시 “집단 공세를 한다고 (투표자들인) 책임당원들이 따라가지 않는다. 돈 내며 활동하는 책임당원들은 다 자기 생각이 있는 사람들”이라며 “역풍이 불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친윤 진영이 이준석 전 대표, 나 전 의원에 이어 안 의원에게까지 집단 공세를 벌이자 당 원로 그룹에서는 “나 전 의원에 이어 ‘제2의 집단 린치’는 안 된다”는 경고가 나왔다. 국민의힘 이재오 상임고문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한 사람을 겨냥해 공격하는 것은 집단 린치이고 테러”라며 “이런 과정을 거쳐 전당대회에서 진 사람들이 승복하겠나. 선거 이후에도 계속 갈등이 양산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