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銀 대부분 3%대 중반으로 카뱅-케이뱅크 4%대 초반 인하 예금금리가 물가상승률 못따라가 작년 실질금리 -2.33%까지 떨어져
정기예금 금리가 하락세를 이어가며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에선 금리 4%대 중반 상품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인터넷은행들은 4%대 초반까지 금리를 내렸고, 일부 저축은행은 3%대까지 낮췄다. 동시에 물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지난해 실질금리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정기예금 금리 하락세 지속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이미 3%대 중반 수준으로 내려갔다. 이날 기준 상품별 1년 만기 최고 우대금리는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 3.7%, 우리은행 WON플러스 예금 3.67%,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3.60%, 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 3.48%, 농협은행 NH올원e예금 3.44% 순이었다.
예금 금리가 하락하자 지난해 크게 증가했던 정기예금 잔액은 최근 2개월 연속 감소했다. 1월 말 기준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12조2500억 원으로, 지난해 11월 말(827조2986억 원)에 정점을 찍은 뒤 두 달 새 15조 원 넘게 줄어들었다.
●고물가에 실질금리 2년 연속 마이너스
예금 금리가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며 실질금리는 2년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한국은행 및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는 연 2.77%로 집계됐다. 2012년(3.43%)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그 대신 물가도 급격히 오르면서 저축성 수신금리에서 물가 상승률을 뺀 실질금리는 지난해 ―2.33%까지 떨어졌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96년 이래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해는 작년을 비롯해 2011년(―0.31%)과 2017년(―0.34%), 2021년(―1.42%) 등 네 번에 불과했다.지난해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5.1% 상승하며 상승 폭이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7.5%) 이후 가장 컸다. 올해 들어서도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고물가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