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리오프닝에 내수회복 기대감 주류-면세점株 등 순매수 늘려 국내 中펀드-ETF 투자도 급증 “여전한 규제 불확실성 감안을”
지난해 12월 시진핑 중국 국가수석이 ‘제로 코로나’로 불렸던 초고강도 방역정책을 폐기하고 경제활동 재개에 나서자 직장인 박모 씨(29)는 중국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그는 종잣돈 2500만 원을 국내에 상장된 중국 상장지수펀드(ETF) ‘KODEX 차이나항셍테크’와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에 투자했다. 연초 이후 8% 안팎의 수익을 본 박 씨는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중화권 증시 유동성이 커지고 주가도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에 나서고 소비가 빠르게 회복되면 증시는 더 가파르게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박 씨와 같이 중국 시장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중국이 방역 빗장을 풀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멈춰 섰던 ‘세계의 공장’이 빠르게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번진 결과다.
●개인투자자, 중화권 증시에서 9000만 달러 순매수
이들은 리오프닝 수혜 종목을 집중적으로 담았다. 예탁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이 올들어 3일까지 가장 많이 담은 본토 종목은 주류업체 구이저우 마오타이(793만 달러)였다. 중국 최대 면세점 기업인 중국중면(CTG면세점·248만 달러)도 4위에 올랐다. 홍콩 주식 중에선 중국 소비재 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 X 차이나 컨슈머 브랜드 ETF(756만 달러)가 가장 인기를 끌었다.
●“소비 회복세가 관건”
최근 중국 증시가 주목받는 건 리오프닝 이후 2분기(4∼6월)부터 억눌렸던 소비가 본격적으로 폭발하며 중국 경제가 회복되리란 기대감 때문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010∼2019년 평균 31%였던 중국 가계 저축률은 펜데믹 기간 약 7%포인트 증가했다. 이에 따라 최대 5조 위안(약 922조 원)에 달하는 가계 여유자금(초과저축)이 보복 소비와 여행 등으로 쏟아져 나올 것으로 점쳐진다. 투자자들이 이른바 ‘펜트업 효과’(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하는 현상)에 베팅하고 있는 셈이다. 글로벌 투자자들도 중국 증시로 몰리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국 증시 1월 거래일은 춘제(중국 설)로 16일에 불과했지만 순매수 규모는 1413억 위안으로 2014년 선강퉁(선전과 홍콩 증시 교차 거래) 개시 이래 월간 최대였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증시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지만 지정학적 리스크와 맞물려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충분히 감안해 투자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