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영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소아정신과 교수
첫째로 기억해야 할 원칙은 ‘받아치지 말고 일단 수용하기’다. 누군가 말을 꺼내면 반사적으로 받아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오늘 예쁘게 하고 나왔네” 하면 “아니야, 늦어서 화장도 제대로 못 했어”, “치마가 너무 짧은 거 아니야?” 하면 “이 치마가 뭐가 짧아”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특히 받아치는 대화법이 더 일반적인 것 같다. 미국에서는 대체로 일단은 수긍을 한다. 어떤 말에도 “그래?”, “그렇구나”라고 수긍한 뒤 대화를 이어가는 식이다. 돌아온 첫마디가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라면 상대가 내 생각을 가치 있게 여기지 않는다고 느껴 대화의 의지가 꺾일 수 있다. 동의할 수 없는 의견이라도 상대에겐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자녀와의 대화도 마찬가지다. 아이와 의견이 다른 경우, 바로 받아치는 부모가 적지 않다. 공감보다 훈육을 우선하는 탓이다. 한데 자녀의 입장에선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이 가치 없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받은 것과 같다. 그러다 보면 자존감이 떨어지게 된다. 아이의 자존감은 부모의 공감을 먹고 자란다. 훈육과 교육은 긍정 맞장구 다음에 해도 된다.
대화를 하다 보면 아는 것을 알려주고 싶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 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와 대화할 때는 아끼는 마음에 더 그렇다. 허나 상대와 좋은 관계를 위해선 잠시 참는 연습이 필요하다. 성격상 그게 잘 안 된다면, “그랬어?” 등 첫마디를 관용구처럼 외고, 상대의 말을 일단 따라하며 공감해 보자. 첫마디 맞장구 요법을 한 달만 연습하면, 소통의 반은 성공할 것이다.
지나영 교수의 ‘이것만 해도 소통의 반은 적중! 첫마디 맞장구 요법’(https://youtu.be/zdRXVJkYqvQ)
지나영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소아정신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