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가 노조를 바꾼다] “정치투쟁 아닌 노동 개선이 기본 나이 초월한 가치 공유가 중요 기존 노조, 우릴 배척 말았으면”
4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각 기업의 신생 노조 위원장들이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결의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유준환 LG전자 사람중심 노동조합 위원장(앞줄 오른쪽)과 송시영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 위원장(앞줄 왼쪽)이 각각 의장과 부의장으로 선출됐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동훈 한국가스공사 더 코가스 노조 위원장, 백재하 LS일렉트릭 사무노조 위원장, 전승원 LG에너지솔루션 연구기술사무직노조 위원장, 김우용 부산관광공사 열린노조 위원장, 유 위원장, 박재민 코레일네트웍스 본사 일반직노조 위원장, 송 위원장.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제공
“노동조합은 사업장의 조합원을 위해 존재해야 된다는 것이 기본입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노조’ 모임인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대표로 새로 선출된 유준환 의장(32·LG전자 사무직 노조위원장)이 6일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유 의장은 “(정치 투쟁이 아닌) 정말 노동자를 위해 필요한 개선점을 취합해 공론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또 유 의장은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가 MZ세대 위주로 추진됐지만, ‘MZ 노조’에만 머무는 것을 경계한다고 했다. 신체 나이와 상관 없이 공정, 상생, 합리성 등의 핵심 가치관을 공유하는 노조원이라면 누구나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협의회의 결의문에도 ‘확장성’이 주요 조항에 명시돼 있다.
유 의장은 사용자 측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협의회에 참여하는) 위원장들 사이에서 공정의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며 “회사가 대체로 평가권 인사권을 독점하니 공정한 평가가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공정한 평가가 이뤄지려면 노조가 개입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 의장은 “MZ 노조라고 하면 물리적 나이가 MZ가 아니면 가입하지 않을까 봐 걱정되기는 한다”며 “이제는 MZ들의 정체성이 다른 나이대로도 많이 확산된 만큼 나이가 아닌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