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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노조 모임 의장 “수당-성과급 등 최대 관심사에 집중”

입력 | 2023-02-07 03:00:00

[MZ세대가 노조를 바꾼다]
“정치투쟁 아닌 노동 개선이 기본
나이 초월한 가치 공유가 중요
기존 노조, 우릴 배척 말았으면”



4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각 기업의 신생 노조 위원장들이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결의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유준환 LG전자 사람중심 노동조합 위원장(앞줄 오른쪽)과 송시영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 위원장(앞줄 왼쪽)이 각각 의장과 부의장으로 선출됐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동훈 한국가스공사 더 코가스 노조 위원장, 백재하 LS일렉트릭 사무노조 위원장, 전승원 LG에너지솔루션 연구기술사무직노조 위원장, 김우용 부산관광공사 열린노조 위원장, 유 위원장, 박재민 코레일네트웍스 본사 일반직노조 위원장, 송 위원장.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제공


“노동조합은 사업장의 조합원을 위해 존재해야 된다는 것이 기본입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노조’ 모임인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대표로 새로 선출된 유준환 의장(32·LG전자 사무직 노조위원장)이 6일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유 의장은 “(정치 투쟁이 아닌) 정말 노동자를 위해 필요한 개선점을 취합해 공론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또 유 의장은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가 MZ세대 위주로 추진됐지만, ‘MZ 노조’에만 머무는 것을 경계한다고 했다. 신체 나이와 상관 없이 공정, 상생, 합리성 등의 핵심 가치관을 공유하는 노조원이라면 누구나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협의회의 결의문에도 ‘확장성’이 주요 조항에 명시돼 있다.

유 의장은 입사한 지 3년 만인 2021년 LG전자 사무직 노조를 설립했다. LG전자 사무직 노조는 기존 노조들이 거리에서 투쟁을 벌였던 것과 다른 형태의 노조를 지향한다고 했다. 유 의장은 30대가 집행부의 주요 보직을 맡은 이 노조를 이끌며 초과근무수당이나 성과급 등 20, 30대 노조원들의 최대 관심사에 목소리를 집중했다고 했다.

유 의장은 새로고침 협의회를 통해 기존 노조와의 차별성에 큰 가치를 둬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사업장에 복수 노조를 만드는 과정에서 기존 노조와의 갈등을 딛고 존재감을 내야 하는 것도 과제다. 그는 “기업 단위 사업장에서 만난 상위 단체가 신생 노조에 대해 배척하거나 거부감을 갖지 않고 같은 노동조합으로서 열린 자세로 대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또 노조 활동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회사와의 교섭권 획득과 관련해선 “노동시장의 공정성과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보전하기 위해 교섭창구 단일화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낀다”며 “노동조합들의 의견과 사례를 모으고 토론회를 진행하는 등 공론화에 힘을 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 의장은 사용자 측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협의회에 참여하는) 위원장들 사이에서 공정의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며 “회사가 대체로 평가권 인사권을 독점하니 공정한 평가가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공정한 평가가 이뤄지려면 노조가 개입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 의장은 “MZ 노조라고 하면 물리적 나이가 MZ가 아니면 가입하지 않을까 봐 걱정되기는 한다”며 “이제는 MZ들의 정체성이 다른 나이대로도 많이 확산된 만큼 나이가 아닌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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