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갈무리
“심판의 날이 온 것 같았다.”
6일(현지시간) 새벽 튀르키예(터키) 남부를 강타한 진도 7.8의 대형 지진에 대해 시민들은 이렇게 떠올렸다.
지진은 이날 오전 4시17분 튀르키예 남부 도시 가지안테프에서 약 33㎞ 떨어진 내륙, 지하 17.9㎞에서 발생했다. 첫 지진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인 오후 1시 24분에는 튀르키예 카흐라만마라슈 북북동쪽 59㎞ 지점에서 규모 7.5의 지진이 추가로 발생했다.
두 차례에 걸친 강진과 80차례에 달하는 여진으로 도시 곳곳에서 많은 건물이 무너져 내렸다. 샨리우르파의 7층짜리 건물은 단 몇초 만에 폭삭 주저앉았고, 길 옆에 세워진 전선탑들이 쓰러지면서 사방에서 불꽃이 튀었다.
트위터 갈무리
22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가지안테프의 랜드마크, ‘가지안테프성’도 무너져내렸다. 가지안테프 성 옆의 17세기에 지어진 것으로 알려진 시르바니 모스크의 돔과 동쪽 벽도 무너졌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가지안테프 성이 무너지기 전과 후를 비교한 사진이 공유되고 있다.
서북부 도시 알레포 중심가 언덕에 있는 알레포 요새도 무너졌다. 13세기에 지어진 알레포 성채는 사원과 궁, 목욕탕 등 과거의 모습을 간직한 유적들이 남아있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이번 지진은 중동 지역 곳곳에 눈이 오는 날씨에, 사람들이 깊은 잠에 빠져 있을 때 발생했다. 가까스로 집에서 뛰쳐나온 주민들도 잠옷 바람으로 칠흑같이 어두운 거리를 헤매며 떨어야 했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내전으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시리아인들은 “내전보다도 더 무서웠다”고 했고 “심판의 날이라도 온 듯 무릎을 꿇고 울부짖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피해 시민들은 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1주일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