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국가대표 출신의 빅토르 안(37·한국명 안현수)이 지난달 12일 오후 경기 성남시 중원구 성남시청에서 열린 ‘성남시청 빙상팀 코치직 공개채용 면접’에 참석하기 위해 대기실로 입장하고 있다. 공동취재
최근 국내 복귀가 무산된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37·사진)이 7일 러시아 귀화 전 올림픽 연금을 일시불로 받았다는 논란에 대해 “수령한 일시금은 돌려드리는 게 맞다 판단되어 ‘심장수술이 필요한 아이와 재활 및 치료가 필요한 운동선수 후배’에게 전액 기부를 했었다”고 밝혔다.
국내의 부정적인 여론과 관련해선 “앞으로도 어떠한 이유에서든 귀화를 선택해 받아야하는 국민들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할 것”이라며 “오해들은 쌓이지 않도록 최대한 목소리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빅토르 안은 7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입장문에서 “모두가 힘든 시기에 최근 시끄러운 이슈로 이름이 오르게 되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이에 대해 빅토르 안은 “잘못 알려졌다”고 반박했다. 그는 귀화 과정에 대해 “러시아 빙상연맹 회장님을 뵈어 앞으로의 훈련 계획에 대해 대화를 나누던 중 ‘귀화 제안’을 하시면서 러시아 팀에 있는 러시아, 호주 이중국적자인 타티아나 보루돌리나 여자 선수를 말씀해 주셨다”며 “하지만 저는 그 선수처럼 ‘특별 사례’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많은 고민 끝에 좋은 운동 환경과 함께 훈련 할 수 있는 팀 그리고 저를 믿어주시는 알렉세이 크라프초프 회장님의 진심을 느껴 ‘7월에 귀화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런데 귀화 절차가 진행되는 것이 8월에 러시아 측 기사로 알려지면서 한국 측에선 연금을 7월에 먼저 수령하고 8월에 귀화를 결정한 것처럼 잘못 알려졌다. 귀화가 알려진 것은 8월이지만 7월에 모든 것을 결정하고 절차대로 진행했다”며 “저는 귀화 후에 언론에 서는 것이 더 조심스러웠고 운동에만 전념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간 침묵한 데 대해선 “채용 과정이 진행 중이어서”라며 “자칫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 하에 발표가 난 후 말씀을 드리려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저는 30년간 오롯이 운동만 하며 살아왔고 성격상 제 목소리를 내는 게 어려운 일”이라며 “그 결과 사실이 아닌 부분들이 마치 사실처럼 비쳤다”고 했다.
빅토르 안은 지난해 12월 공고된 경기 성남시청 직장운동부 빙상팀 코치 모집에 지원하면서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빅토르 안은 2배수 최종 후보에 포함되지 못했다. 성남시는 국내의 부정적 여론 등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시는 코치 채용을 무기한 연기하고 지도자 공모를 다시 진행하기로 했다.
빅토르 안 입장문
안녕하세요.
궁금해하시는 부분들을 답변드리지 못한 이유는 채용 과정이 진행 중이어서 자칫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 하에 발표가 난 후 말씀을 드리려 침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30년간 오롯이 운동만 하며 살아왔고 성격상 제 목소리를 내는 게 어려운 일입니다. 그 결과 <사실이 아닌 부분들이 마치 사실처럼 비쳤고> 지금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에 관하여 그 과정을 한 치의 거짓 없이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2011년 6월 러시아로 출국을 하였고 러시아 빙상연맹 회장님을 뵈어 앞으로의 훈련 계획에 대해 대화를 나누던 중 <귀화 제안> 을 하시면서 러시아 팀에 있는 <러시아, 호주 이중국적자> 인 타티아나 보루돌리나 여자 선수를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이중국적이 가능한 줄 알고 알아본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 선수처럼 <특별 사례> 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많은 고민 끝에 좋은 운동 환경과 함께 훈련 할 수 있는 팀 그리고 저를 믿어주시는 알렉세이 크라프초프 회장님의 진심을 느껴 <7월에 귀화 결정>을 하고 수령한 일시금은 돌려드리는 게 맞다 판단되어 <심장수술이 필요한 아이와 재활 및 치료가 필요한 운동선수 후배> 에게 전액 기부를 했었습니다.
저는 귀화 후에 언론에 서는 것이 더 조심스러웠고 운동에만 전념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도 어떠한 이유에서든 귀화를 선택해 받아야하는 국민들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할 것이며 이런 오해들은 쌓이지 않도록 최대한 목소리를 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