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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회장 안갯속’ 전경련,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식사’ 추진

입력 | 2023-02-07 11:36:00

1차 쇄신안 발표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지난달 전경련 쇄신을 위해 사의를 밝힌 가운데 전경련이 1차 쇄신안을 7일 발표했다. 전경련은 조직 혁신을 위한 미래발전위원회와 신임 회장 후보 추천을 위한 후보추천위원회를 각각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신임 회장 후보군은 안갯속이다.

이날 전경련은 이웅열 전경련 미래발전위원회 위원장(코오롱 명예회장) 명의로 전경련 쇄신안인 ‘뉴 웨이 구상’(가칭)을 밝혔다. 크게 ‘국민 소통’과 ‘미래 선도’ ‘글로벌 도약’ 등 세 가지를 골자로 한 내용으로, 세부안은 이달 23일 예정된 정기총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경련은 밝혔다.

미래위는 이 중 가장 최우선 과제로 국민 소통을 꼽았다. 첫 프로젝트로는 한국판 ‘워런 버핏과의 점심식사’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전경련 회장단 등 대기업 회장과 전문경영인, 성공한 스타트업 창업자 등 3인의 기업인이 선발된 MZ세대 일반인 30명과 소통하는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는 재능기부 계획 등이 담긴 참가신청서를 제출해야 하며 선발 시 이를 3개월 내에 실천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 밖에도 국민 소통을 위한 과제로 △중소기업 지원 체계화 및 성과보고회 개최 △대·중소기업 상생위원회 발족 △기업인 명예의 전당 사업 추진 방안 등도 검토 중이라고 전경련은 밝혔다. 미래 선도와 글로벌 도약 분야의 세부 프로젝트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당초 전경련은 23일 열리는 회원 총회에서 신임 회장과 함께 쇄신안을 전격 발표할 예정이었다. 앞서 재계에서는 15일로 예정된 이사회 전에 일부 윤곽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으나 이달 이사회에서는 예·결산 등 실무 안건 가결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총회를 앞두고 쇄신안의 초안을 먼저 밝힌 데 대해 전경련 관계자는 “내·외부에서 문의가 많아 일정 부분이라도 그 과정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총회가 2주가량 앞으로 다가왔지만 신임 회장 후보군은 여전히 ‘깜깜이’인 상황이다. 이웅열 명예회장이 회장 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을 겸직하며 재계 안팎의 여러 인사를 접촉하고 있다. 이 명예회장 본인은 회장직을 고사했을 뿐만 아니라 이번에 추천위원장을 맡아 회장직에 오르기도 어색한 상황이다. 그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 재계 여러 총수에게 회장직을 타진했으나 모두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전경련의 헤리티지재단형 쇄신을 주장하며 사실상 취임 의사를 밝혔으나 전경련 내부에서 반발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민간 주도 경제에 방점을 두고 있는 새 정부의 기조에 맞춰 재계와 정부 간 소통을 재개하는 한편으로 정책 입안 과정에서의 재계 협의체 역할을 이끌 수 있는 차기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후보추천위원회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은 분들을 만나며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조금만 더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