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락
바지락은 특유의 단맛과 깔끔한 담백함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조개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바지락은 백합과에 속하는 연체동물이다. ‘바지라기’라고도 불리는 바지락은 특유의 단맛과 깔끔한 담백함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조개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바지락을 ‘포문합(布紋蛤)’으로 기록하고 있다. 뜻을 보면 바지락 패각 표면에 나 있는 방사맥과 성장맥이 교차하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다른 이름으로는 ‘반질악(盤質岳)’이다. 단어의 뜻과 바지락의 생김새와는 크게 관련이 없어 보인다. 다만 음으로 보면 반질악이 지금의 바지락 어원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 밖에 반지락, 배도래기, 빤지락, 소합, 바지래기, 개발이, 입조개, 방어조개 등 여러 방언 중에서 바지락과 유사한 음을 지닌 이름이 많아 현재의 바지락은 방언에서 유래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바지락은 살이 통통하게 오르면 쫄깃쫄깃하고 감칠맛을 풍기는데 조개 중 가장 시원한 맛을 지니고 있어 국물 요리에 많이 사용된다. 바지락에 함유된 철분은 헤모글로빈의 구성 성분이 되고 비타민 B12는 헤모글로빈이 합성되는 것을 돕는 조효소 역할을 한다. 따라서 빈혈 예방에 탁월한 식재료다. 간 기능을 강화하는 효능도 있다.
생식 기능과 성욕을 유지하고 향상시켜 주는 아연도 풍부하다. 100g당 7mg으로 굴(13mg)보단 적지만 소고기(5mg)보다 많다. 이는 남성의 정자 생성을 촉진하고 전립샘염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아연은 백혈구 활동을 도와 면역력을 강화시킨다.
항산화 성분인 셀레늄도 100g에 41㎍(마이크로그램)으로 하루 권장량에 맞먹을 정도로 풍부하다. 연구에 따르면 셀레늄의 항산화 기능은 비타민E의 2000배에 이른다. 관절염 예방에 효능이 있다는 임상 연구도 있다.
바지락은 껍데기가 두껍고 볼록한 것이 좋다. 껍데기 색은 갈색에 푸르스름한 빛이 나는 것이 신선한 바지락이다. 해감을 할 때에는 바닥이 평평하고 넓은 그릇에 바지락과 찬 소금물(물 1L에 소금 30g 정도)을 넣고 2∼3시간 놔두면 된다. 해감 전 바지락을 손으로 만졌을 때 입을 벌린 채로 있거나 소금물에 담그거나 익혀도 입을 벌리지 않는 경우에는 죽은 것이므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바지락은 차가운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평소 체질이 찬 사람은 바지락을 너무 많이 섭취할 경우 복통이나 설사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