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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 시간) 새벽 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를 강타한 규모 7.8 지진으로 이틀 만에 5000명 넘게 숨지는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한 배경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외신과 전문가들은 불안정한 단층선상 지역에 강도 높은 지진이 발생한 데다 구조가 부실한 건물들이 심각하게 무너져 내렸고, 잠이 든 새벽에 일어나 대피하기 어려웠던 점 등 여러 악재가 겹쳤다고 분석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는 대륙판(板) 경계에 자리잡고 있어 역사적으로 지진이 자주 발생했다. 이번 지진이 발생한 튀르키예 남동부와 시리아 북부도 아나톨리아판과 아라비아판이 만나는 동아나톨리아 단층선 위에 있다. 1882년 규모 7.4 강진 이후 큰 지진은 튀르키예 북부에 걸친 북아나톨리아 단층선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발생했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대(UCL) 스티븐 힉스 박사(지진학)는 “아라비아판은 매년 약 11mm씩 북쪽으로 움직여 아나톨리아판을 밀어낸다”며 “지난 100여 년간 큰 지진 발생이 적었던 만큼 에너지가 많이 쌓여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진 발생 위치도 상대적으로 얕았다. 대부분 지진이 깊이 수십~수백 km에서 발생하는데 이번 지진 진원은 지표면에서 깊이 약 17.9km 지점이었다고 미 지질조사국(USGS)은 밝혔다. 강력한 진동이 지표면으로 고스란히 전달된 것이다.
실제 피해 지역에서 종이상자가 뜯겨나가듯 산산이 부서지거나 쓰러진 건물들이 다수 목격되고 있다. 특히 12년간 내전 중인 시리아는 그동안 포격이나 총격을 받아 많은 건물들이 낡고 약해져 피해가 더욱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민들이 대부분 잠든 새벽 4시를 좀 지나 지진이 발생한 데다 강한 여진이 곧바로 이어지면서 건물 밖으로 대피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점도 인명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지적된다. 진앙인 튀르키예 가지안테프의 경우 최저기온이 영하 6~7도였고 지진이 일어난 날 비까지 내렸기 때문에 건물 잔해에 매몰된 사람들이 생존할 확률이 더욱 낮아지고 있다고 재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