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노동시장 과열, 인플레 억제 힘든 싸움 의미” “트럼프 때때로 전화…바이든은 전화 안해” “2024년에는 2%대 물가로 내려올 것” ‘디스인플레이션’ 발언, 나스닥 1.69% 상승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오른쪽)과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 그룹 회장 및 워싱턴 이코노믹클럽 회장이 7일 대담을 나누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7일(현지시간) 1월 미 고용호조 지표를 두고 “이렇게까지 좋을지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인플레이션 억제가 상당기간 시간이 걸리는 어려운 과정인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계속해서 강력한 경제지표가 나오고, 기존 전망치보다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면 금리를 올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이날 워싱턴 이코노믹 클럽에서 열린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그룹 회장과의 대담에서 나왔다. 이는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3일 1월 미 고용보고서 발표 후 나온 후 첫 파월 의장의 공개 발언이다.
1월 고용지표가 나온 뒤 시장은 3월 금리인상종료에서 5월 종료 가능성으로 돌아섰다. 선물 금리로 연준의 통화정책 향방을 점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고용 보고서 발표 이후 연준이 두 번 연속 베이비스텝을 더 단행해 현재 4.5~4.75%에서 5월 5.0~5.25%까지 오를 확률이 7일 오후 기준 70.5%까지 올랐다. 지난주 약 40%에서 30%포인트 넘게 뛰어오른 것이다
루벤스타인 회장이 ‘1월 고용지표가 이렇게 뜨겁다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1일에 0.25%포인트보다 더 올렸을 것인지’ 묻자 파월 의장은 웃으며 “그런 식으로는 답하기 어렵다”면서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하락)은 우리 경제의 4분의 1 수준인 ‘상품 시장’에서 나타났을 뿐 주거비를 제외한 서비스물가에선 보이지 않는다. (연준의 목표인) 2%대 물가상승률 달성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추가 금리 인상, 상당기간 동안 제약적 정책 유지가 필요히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이 지난해 3월 이후 8차례에 걸쳐 총 금리를 4.5%포인트 올리면서도 “노동시장을 희생해 실업률을 높이지 않은 것은 좋은 일”이라고도 덧붙였다.
루벤스타인 회장이 “왜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는 3%가 아닌 2%인가. 역사적으로 3%도 감내할만 했다”고 지적하자 파월 의장은 “물가상승률 2%는 글로벌 표준이고 우리의 목표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2%대다. 이것은 결코 바뀌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이어 “현재 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5%, 근원 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4.4%로 내년은 되어야 2%대로 내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루벤스타인 회장은 ‘주택담보대출금리를 고려해 내년에 집을 사는 것이 유리한지’, ‘대통령이 자주 전화하는지’, “연준 의장의 연봉은 얼마인지‘ 등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이에 파월 의장은 ”놀랍게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집을 언제 사는 게 좋은지 나에게 묻지만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라고 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때때로 전화했고,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은 전화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자신의 연봉은 19만 달러(2억4000만 원)라고 덧붙였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