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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유족들 “이제야 진상규명 첫 단추 끼워져”

입력 | 2023-02-08 18:32:0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종철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2023.2.8. 뉴스1


“우리 딸이 생각나 뭉클했습니다. 또 속이 후련합니다.”

8일 오후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 송은지 씨 아버지 송후봉 씨(61)는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것을 두고 이 같은 심경을 밝혔다.

이종철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 등 유가족 18명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이 장관 탄핵안이 가결된 직후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면담했다. 이종철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정부가 철저하게 침묵하는 상황에서 국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이제라도 해준 것에 감사하다”며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까지 책임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협의회 측도 성명을 내고 “늦었지만 당연한 귀결”이라고 밝혔다.

유족들은 “이제야 첫 단추를 끼웠다”고 입을 모았다. 희생자 최다빈 씨 아버지 최현 씨(65)는 “진즉에 탄핵됐어야 하는데 이제야 됐다는 게 씁쓸하다”며 “딸을 위해서라도 진상 규명이 되는지 끝까지 지켜볼 예정”이라고 했다.

유족 측은 참사 직후부터 줄곧 “재난관리 주관기관인 행안부가 책무를 다하지 않아 참사를 예방하지 못했고 대응도 부실했다”며 이 장관에 대한 수사와 탄핵을 주장해 왔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장관 등을 기소하지 않자 유족 측은 “꼬리 자르기”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이 장관이 지난달 21일 서울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인근에 마련된 시민분향소에 예고 없이 방문했을 때도 유족 측은 “일방적 방문을 규탄하며 재난 관리 실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을 촉구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기욱기자 71wook@donga.com
소설희기자 fact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