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군-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구도심 재생 프로젝트 공동 추진 점포 리모델링해 특화 거리 조성 지역 농특산물 활용한 음식점 개장 창업자 교육, 메뉴 컨설팅도 도와
전통시장인 충남 예산군 예산읍 예산시장. 새로 단장한 음식점에서 음식을 사다 먹는 가족 단위 관광객으로 시장은 빈틈이 없다. 예산군 제공
파리 날릴 정도로 한산했던 충남 예산군의 전통시장이 최근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려드는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예산군의 ‘예산형 구도심 재생 뉴딜 프로젝트’ 사업이 한 달 만에 이뤄낸 변화다. 이 프로젝트는 군과 예산시장상인회, 예산이 고향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예산군과 더본코리아는 지난달 9일 예산읍 예산리 예산시장 내 새로 단장한 막걸리집 등 음식점 6곳을 열었다. 메뉴는 누구나 좋아할 법한 닭 바비큐, 파기름 잔치국수, 꽈리고추 닭볶음탕, 부속 고기 등인데 지역 농특산물을 활용해 예산의 맛을 덧입혔다.
예산군은 낡은 시장을 신축해 전통시장을 현대화하는 통상의 방법을 쓰지 않았다. 기존 시장을 그대로 두고 점포를 리모델링해 음식 특화 거리를 조성했다. 이를 위해 앞서 더본코리아와 업무협약을 맺어 점포들을 매입한 뒤 리모델링을 했다.
군 관계자는 “전통시장의 쇠퇴는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전 세계 어디를 가 봐도 좋은 먹거리가 있는 곳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사람들이 몰려들더라는 백 대표의 경험과 조언을 적극 수용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시작 전 오일장에는 하루 200여 명, 평일에는 20∼30명 방문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가 유튜브 등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개점 일주일 만에 1만 명이 몰렸다. 군은 최근에는 평일 하루 평균 방문객이 5000명, 주말에는 1만∼1만5000명이 찾고 있다고 8일 밝혔다. 방문객의 상당수는 젊은층이거나 가족 단위 관광객이다.
조세제 예산시장상인회장은 “많은 방문객들이 새로 단장한 음식점에서 각종 향토 맛 나는 음식들을 주문해 넓은 공간에 펴놓고 같이 먹는 분위기에 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덕분에 시장은 다시 활기를 찾았다. 프로젝트 시작 전 시장의 점포 110곳 가운데 문을 연 곳은 55곳이었는데 방문객 증가로 문을 여는 점포들이 하나둘 늘면서 현재는 70곳으로 늘었다. 예산군과 더본코리아는 내달 중 4곳의 음식점을 추가로 창업할 계획이다.
이처럼 예산시장에 관광객이 몰려들자 전통시장 활성화에 대해 고민 중인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잇따라 벤치마킹을 하러 예산군을 찾고 있다.
최재구 예산군수는 “예산시장 활성화에 힘입어 예산군이 지난달 빅데이터를 통한 전국 기초지자체 브랜드 평가에서 전국 8위(군 단위 1위)를 차지했다”며 “전통시장에 사람들이 꽉 들어찬 모습에 행복감을 느낀다. 앞으로 예산시장이 전국 시장 활성화의 표준 모델이 되도록 행정력을 쏟겠다”고 밝혔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