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코트에 거세게 분 쌍둥이 감독 돌풍이 시즌내내 계속되고 있다.
쌍둥이 형제인 창원 LG의 조상현(47) 감독과 울산 현대모비스의 조동현(47) 감독이 나란히 팀을 상위권으로 이끌며 코트를 주름잡고 있다.
8일 기준으로 LG는 25승14패로 2위, 현대모비스는 23승16패로 3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전 전망에서 LG와 현대모비스 모두 중하위권으로 평가받았지만 기대이상의 선전을 펼치고 있다.
현역 시절 명슈터로 활약했던 조상현 감독은 국가대표 감독을 지내다가 지난해 4월 LG 지휘봉을 잡았다.
그동안 무색무취로 평가받던 LG 농구를 완전히 변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즌 초반에는 주장 이관희(35)의 출전 시간을 조절해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역할을 명확히 인지하게 하는 방식으로 선수단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LG는 경기당 76.5실점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탄탄한 수비력을 자랑한다. 과거 맹목적인 공격 농구를 추구하며 번번이 무릎을 꿇었던 색깔에서 탈피했다.
지난해 6월 현대모비스 사령탑에 올랐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KT 감독을 지냈지만 성적부진에 허덕이며 시행착오를 겪었다.
친정 현대모비스로 돌아와 유재학 감독을 보필하며 수석코치로 경험을 채우다 감독으로 승격했다.
현대모비스는 전통적으로 조직적인 농구를 추구하는 팀이다.
이우석(24), 서명진(24), 론제이 아바리엔토스(24) 등 주축들의 나이가 어리지만 과감한 로테이션과 전술로 하위권이라던 팀을 상위권으로 이끌고 있다.
일란성 쌍둥이로 생김새는 매우 똑같지만 성향은 약간 다르다. 조상현 감독은 깔끔함을 추구해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양복을 입은 채 코트에 서는 반면 조동현 감독은 편안함이 우선으로 팀 티셔츠를 착용한다.
또 조상현 감독이 약간 더 도시적인 느낌이다. 조동현 감독은 구수한 편이다.
LG와 현대모비스의 승차는 2경기다. 4강 플레이오프 직행을 위한 2위 자리를 두고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 쌍둥이 감독의 맞대결 전적은 팽팽하다. 2승2패.
남은 두 차례 맞대결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특히 LG와 현대모비스는 정규리그 최종일인 다음달 29일 마지막 대결을 펼친다.
국내 프로스포츠 최초로 함께 지휘봉을 잡은 쌍둥이 형제의 선의의 경쟁이 코트를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