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중국 랴오닝성 다롄공항에 착륙하기 전 한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승무원이 중국 이외 국적 승객들에게 흰색 비표를 나눠주고 있는 모습. (웨이보 캡처) 뉴시스
중국이 랴오닝성 다롄공항으로 입국하는 한국발 항공편에 탑승한 외국인 승객들에게 흰색 비표 착용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9일 평몐신원 등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최근 웨이보에는 승무원들이 기내 승객들에게 목에 걸 수 있는 흰색 카드를 배포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매체는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항공기 착륙 때쯤 한국 등 중국 이외 국적 입국자들에게 흰색 비표를 나눠주며 ‘이 비표를 들고 외국인 전용 통로로 가서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안내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한항공 측은 “우리에게는 비표를 착용하게 할 권한이 없다”며 “(중국 세관) 입국 심사 부처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흰색 비표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중국 국적이 아닌 모든 외국인 입국자에게 나눠준다”고 부연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한국에 보복성 조치를 하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한국 정부는 지난 1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어오는 중국발 입국자들에게 노란색 카드를 목에 걸도록 했다. 이들을 PCR 검사받는 곳으로 용이하게 인솔하기 위함이다.
이후 중국에서는 “한국이 중국을 차별한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는 “중국 국민이 (한국) 입국 과정에서 겪은 불공정하고 차별적인 대우에 대해 매우 우려스럽고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대중국 단기 비자 발급을 제한하는 등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 조치를 대폭 강화한 상태다. 이에 중국 정부도 한국인의 중국행 단기 비자 발급을 중단하는 등 보복 조치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