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들던 낙폭 6주만에 다시 커져 1월 거래 7개월만에 1000건 넘어 재건축-특례보금자리지역 증가 “거래 늘었지만 정상화 시간 걸릴것”
뉴시스
#1.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서울 송파구 신천동 6800여 채 규모 파크리오에서 이뤄진 거래는 총 22건(9일 기준)이다. 직전 2개월(지난해 10∼11월) 거래량(3건) 대비 7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직전 최고가 대비 7억∼8억 원 하락한 급매물에 매수세가 붙으면서 거래가 살아났다. 인근 공인중개업소는 “급급매 거래가 일어나자 매수 문의가 늘었다”며 “다만 급매가 어느 정도 소진되면서 매수자와 매도자 간 눈치싸움이 다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2. 서울 강동구 고덕동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약 5000채 규모 고덕그라시움 전용면적 84㎡는 이달 4일 13억8500만 원에 거래되며 직전 최고가(20억 원, 2021년 10월 거래)보다 6억1500만 원 하락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오전에도 두 팀이 집을 보고 갔다”며 “매수세가 늘기는 했는데 급매가 소진되면서 다시 호가를 올리는 집주인도 있다”고 귀띔했다.
자치구별로 송파구가 93건으로 가장 많았고, 노원구(90건), 강동구(84건), 성북구(77건), 동대문구(66건) 순이었다. 재건축 단지가 밀집된 지역이나 특례보금자리론 대상이 되는 9억 원 이하 주택이 많은 지역에서 거래가 많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총 3930채 규모로 강북권 주요 재건축 단지 중 하나인 서울 노원구 월계시영아파트는 올해 1월 18건이 거래됐다. 이 단지 전용 51㎡ 직전 최고가는 9억 원(2021년 9월)인데 올해 1월 5억8500만∼6억3500만 원에 거래됐다. 서대문구 지하철 2호선 아현역 인근 신촌푸르지오 전용 85㎡는 이달 4일 12억7000만 원에 거래되며 직전 최고가(17억500만 원, 2021년 10월) 대비 4억3500만 원 내렸다.
전문가들은 급매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당분간 하락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본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거래량이 늘기는 했지만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며 “적어도 올해 하반기까지는 하락세가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시장의 변곡점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안성용 한국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거래량이 늘어나는 건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며 “금리가 하락하는 시그널이 나타난 지 6개월 뒤 정도면 가격 반등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