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딘스키 작품 소장 조부 둔 소녀 7세때 가족 잃고 보모 집에 숨어살아 후손들 노력끝에 작품 소유권 되찾아 경매서 칸딘스키 역대 최고가 전망
홀로코스트(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를 상징하는 안네 프랑크처럼 나치 박해를 피해 숨어 살았던 다른 유대인 소녀 이야기가 러시아 추상미술 거장 바실리 칸딘스키 작품 덕분에 세상에 알려졌다. 영국 BBC방송은 7일(현지 시간) 7세 때 나치에 의해 가족을 잃고 2년 6개월간 보모 집에 숨어 산 유대인 소녀 돌리(사진) 이야기를 소개했다.
BBC에 따르면 다음 달 1일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 칸딘스키 작품 ‘교회가 있는 무르나우 Ⅱ’(1910년)가 오른다. 칸딘스키 작품 역대 최고가인 3500만 파운드(약 533억 원)에 거래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 작품은 한때 돌리 조부모가 소장했던 것이다.
독일에 사는 유대인으로 성공한 섬유 사업가였던 돌리 조부모는 에드바르 뭉크, 르누아르 등의 작품을 100점 넘게 수집했다. 칸딘스키 작품은 포츠담 조부모 집 식탁 옆에 걸려 있었다. 돌리가 태어나고 조부가 세상을 떠난 1935년 나치는 본격적으로 유대인을 박해하기 시작했다. 돌리 할머니는 유명 작품들을 넘기면 해외 망명을 보장하겠다는 거짓말에 속아 작품을 모두 빼앗겼고 결국 1943년 돌리 부모와 함께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끌려 가 숨졌다.
바실리 칸딘스키 작품 ‘교회가 있는 무르나우 Ⅱ’. 소더비 웹사이트 캡처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