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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AI챗봇, 틀린 답변 망신… 주가 7.7% 급락

입력 | 2023-02-10 03:00:00

[AI 충격파]
제임스 웹 망원경 관련 질문에
“태양계밖 행성 첫 촬영” 틀린 설명
구글 시총 하루새 127조원 사라져




우주 망원경에 대해 9세 아이에게 쉽게 설명해 줄 수 있다던 구글의 대화형 인공지능(AI) ‘바드’의 예시 답변이 틀린 것으로 나타나 구글이 체면을 구겼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의 언어생성 AI ‘챗GPT’의 거센 도전 속에 190조 원 규모인 구글 검색엔진 사업의 미래를 두고 우려가 제기되면서 8일(현지 시간)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주가는 7.7% 급락했다. 하루 새 시가총액 1056억 달러(약 126조7200억 원)가 증발했다.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라바카르 라가반 구글 수석부사장의 바드 프레젠테이션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특히 구글이 바드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6일 공개한 홍보 영상 속 답변에 오류가 확인돼 비판이 쏟아졌다. 대표 예시 질문이었던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발견을 9세 아이에게 설명해보라’는 문의에 바드는 이 망원경이 “태양계 밖 행성 사진을 처음으로 찍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에 따르면 첫 사진 촬영의 주인공은 2004년 유럽남방천문대가 설치한 초거대망원경(VLT)이었다.

이는 구글이 쫓기듯 바드를 발표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길 루리아 DA데이비슨 수석 소프트웨어 애널리스트는 로이터통신에 “구글은 검색엔진과 서비스를 결합하는 데 있어 잠들어 있는 느낌”이라고 혹평했다.


구글은 이날 바드를 통해 ‘정해진 예산 안에서 살 수 있는 전기차의 장단점’을 정리하고, ‘장거리 여행 시 중간에 쉬어갈 만한 곳’을 추천하는 답변을 보여줬다. 또 구글 번역에 AI를 탑재해 문맥 번역도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챗GPT를 두 달 이상 1억 명 넘게 사용한 상태에서 엄청난 혁신이란 인상을 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3월 AI 챗봇을 출시하는 중국 검색엔진 업체인 바이두 주식도 이날 구글의 실수에 염려감이 함께 커지면서 4.9% 떨어졌다. 반면 챗GPT를 등에 업은 MS 주가는 최근 한 달 새 약 17.4% 상승했고, 이날 0.3% 하락하는 데 그쳤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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