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관련 2차 검찰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2023.2.10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약 11시간가량의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에 관한 조사를 마치고 오후 10시 37분경 검찰 청사를 나왔다. 이 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새로이 제시된 증거도 없고, 검찰에 포획된 대장동 관련자들의 번복된 진술 말고는 아무런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며 “왜 다시 불렀나 의심이 될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이럴 시간에 50억 클럽을 수사하든지 전세 사기범을 잡든지 주가조작 사건을 조사하는 것이 진정한 검찰의 역할”이라며 “매우 부당한 처사”라고 불쾌해했다. 그는 또 “국민이 맡긴 권력을 이런 식으로 특정 정치 권력을 위해서 사적 보복에 사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 모든 장면이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검찰이) 3차 소환 조사 요구를 했는지’ 등을 묻는 기자의 말에 “검찰에 물어보라”고만 답한 뒤 자리를 떴다. 이 대표는 이날 조사에서도 “1차 조사 때 검찰에 제출한 서면 진술서로 갈음하겠다”며 사실상 묵비권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그는 지난달 28일 1차 소환 조사 때 A4용지 33쪽 분량의 서면 답변서를 검찰에 제출한 바 있다. 이 대표는 당시에도 “진술서로 갈음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이 대표는 ‘대장동 사업은 형식만 공모였고, (실체는) 불공정한 사업인데 대표님 승인 없이 불가능했던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제가 진술서로 이미 충분한 사실을 밝혔다”며 “할 수 있는 제가 하고 싶은 진술은 다했다”고 했다. 이어 “제가 하는 모든 진술은 검찰의 조작과 창작의 재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가 이날 오전 검찰 청사에 도착한 뒤 작은 해프닝도 있었다. 이 대표가 입장문을 꺼내 읽으려던 순간 한 남성이 이 대표의 과거 ‘형수 욕설’ 사건을 언급하며 “X재명 구속” “X재명 사형” 등 고성을 질러 입장문 낭독을 방해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 남성을 바라보며 발언을 잠시 멈췄고, 검찰 직원들이 이 인물을 제지하고 난 뒤에야 입장문을 처음부터 다시 읽어내렸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