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필 거야/정주희 글, 그림/36쪽·1만5000원·북극곰(4세 이상)
“우리 집 텃밭엔 꽃이 아주 많아.”
천진난만한 미소로 주변을 행복하게 만드는 아이는 꽃을 사랑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꽃은 장미나 백합 같은 화려한 게 아니다. 무꽃, 토마토꽃, 시금치꽃, 양파꽃 등 텃밭 채소들이 틔우는 소박한 꽃들이 대부분이다. 아이는 바람이 불 때마다 살랑살랑 꽃잎을 흔드는 무꽃을 보며 “발레리나”라고 표현하고, 둥근 꽃망울을 지닌 양파꽃에겐 꽃봉오리가 팡팡 터질 것 같다며 “불꽃놀이”라고 말한다. “양파는 눈이 매운데 양파꽃은 눈이 부셔”라고 하는 아이의 말은 시 같다. 아이는 자기 역시 텃밭에 핀 새싹 같은 존재라고 표현한다. 자신에게도 상상하지 못할 멋진 꽃이 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독자에게 묻는다. “너에게는 어떤 꽃이 필까?”
식물이 꽃을 피우는 과정을 아이의 시선으로 풀어냈다. 사랑스러운 아이의 싱그러운 미소를 생동감 있게 표현한 그림이 인상적이다. 아이의 밝고 순수한 표정이 눈길을 끈다. 색의 강약도 보는 맛을 더한다. 꽃은 다양한 색으로 그렸지만 아이는 검은색 선으로 스케치했다. 아이의 발그레한 볼은 오렌지색을 칠해 생기를 불어넣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