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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도이치모터스 1심 유죄… ‘김건희 의혹’도 말끔히 규명해야

입력 | 2023-02-11 00:00:00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권오수 전 회장이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과 벌금 3억 원을 선고받았다. 나머지 공범 대부분도 징역형에 집행유예다. 전주(錢主) 2명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권 전 회장은 경영상 필요에 의해 주가를 관리하고 나머지 피고인은 시세 차익을 추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주가가 급등한 시기에 얻어간 수익이 크지 않고 오히려 손해 본 사람도 있다”고 판단했다.

1심이 ‘성공하지 못한 시세 조종’으로 보긴 했지만 유죄 판결을 내린 이상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관여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은 결론을 내려야 한다. 김 여사의 이름이 공소장에 나오지 않지만 첨부된 범죄일람표에는 거래에 사용된 계좌의 주인으로 289번 나온다고 한다.

2022년 2월 대선 당시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는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측에 계좌를 맡기고 거래했다가 오히려 손해를 보고 계좌를 회수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손해 여부는 유무죄와 상관없다. 검찰은 거래에 사용된 김 여사 이름의 계좌가 단순히 맡긴 것인지 아니면 직접 거래에 사용한 것인지, 또 단순히 맡긴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 숨겨진 다른 약속이 있었는지 밝혀야 한다.

김 여사는 2010년 8월∼2011년 3월 다닌 서울대 최고지도자 인문학과정 원우수첩을 통해 당시 현직 도이치모터스 이사임을 스스로 밝히고 있다. 권 전 회장 등의 주가조작 시도는 이 무렵에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자본시장법의 공소시효는 10년이다. 검찰은 2021년 12월에 주가조작 사건을 기소했기 때문에 2011년 12월 이전의 행위는 공소시효가 지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재판부는 2010년 10월부터의 범죄는 하나의 포괄적 죄로 보고 선고했다. 따라서 김 여사 명의의 거래도 공소시효가 일부 남아 있다.

대통령실은 “야당의 허위 주장이 밝혀졌다”고 했고 민주당은 특검을 벼르고 있다. 야당의 특검 압박이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에 맞불을 놓는 정치적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 그러나 검찰이 조속히 의혹을 말끔히 규명하지 않으면 불필요한 논란으로 국력을 낭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