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SM 최대주주로] K팝 지형 재편에 엇갈리는 전망 전문가 “세계 최대 엔터사 될수도” 중소기획사 “경쟁 더 엄두 안나” 우려
하이브 ‘BTS’
SM ‘NCT 드림’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의 최대주주에 오른 데 이어 경영권까지 확보하게 될 경우 양사의 정상급 아티스트들은 사실상 한 지붕 아래 있게 된다. 양사의 하드웨어와 전략이 결합하면 회사의 덩치가 커지는 것 이상의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중소 기획사 등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하이브 ‘뉴진스’
SM ‘에스파’
반면 ‘공룡 엔터사’의 등장이 케이팝의 다양성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경영권 인수가 성공할 경우 양사가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와 함께 구축했던 ‘4대 기획사’ 구도는 ‘1강 2중’ 형국이 뚜렷해진다. 하이브는 2019년부터 국내외 음악 레이블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며 세를 확장해왔다.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쏘스뮤직, 케이오지엔터테인먼트, 어도어, 이타카홀딩스 등이 하이브 산하 레이블이다. 여기에 에스엠까지 인수하면 음악 시장이 하이브 일색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임진모 음악평론가는 “케이팝이 워낙 상승세이니, 인수 시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사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면서도 “인디 음악계는 심리적으로 위축될 것이 뻔하고, 문화 다양성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한 중소 기획사 관계자는 “이제는 대형사와의 경쟁이 더욱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에스엠이 하이브 산하 멀티 레이블 체제에 편입될지, 하이브와 동등한 관계사의 위치에 설지 등은 향후 상황에 달려 있다. 다만 당장 에스엠 소속 아티스트들의 활동에는 큰 변화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는 “하이브가 굳이 에스엠을 종속적인 형태로 둘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에스엠의 활동 방향 자체가 달라진다기보다는 콘셉트나 A&R(아티스트 앤드 레퍼토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웹툰 웹소설 음악 등에서 ‘콘텐츠 전쟁’을 벌이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엔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가 7일 에스엠 지분 9.05%를 확보하기에 앞서 네이버는 하이브, YG 등에 투자하며 협업에 나선 바 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