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대표 후보 컷오프… 내달 8일 본선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 안철수 의원, 천하람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협위원장,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나다순)가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선거 본경선에 진출했다. 현역 중진인 5선 조경태, 4선 윤상현 의원은 탈락했다.
유흥수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이 같은 예비경선(컷오프)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의힘은 8, 9일 책임당원 6000명을 대상으로 예비경선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선관위는 예비경선 결과가 본경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후보 간 순위와 득표율 공개 없이 이름만 가나다순으로 밝혔다.
양강 구도의 김 의원과 안 의원은 컷오프 결과 발표 후 공정경쟁 서약식에 참석해 서로 본경선 승리를 자신하며 치열한 신경전을 보였다. 김 의원은 “압도적 지지는 당을 잘 이끌고 나가라고 하는 명령”이라며 예비경선 결과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안 의원도 “결국에 안철수가 이긴다. 당원과 국민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기현 “본선 압승 확신” 안철수 “진짜 경선 시작”… 더 커진 천하람 변수
與당권 4파전 압축
친윤계 “金, 예선서 넉넉히 앞서”
安측 “사실 아냐… 이제 진검승부”
친이준석 천하람 “양강구도 흔들것”
공정 경쟁-결과 승복 서약 국민의힘 전당대회 본경선에 진출한 김기현 안철수 천하람 황교안 당 대표 후보(오른쪽부터)가 10일 오후 국회 대표회의실에서 공정 경쟁 및 선거 결과 승복 서약서에 서명한 뒤 들어 보이고 있다. 전당대회 본경선은 다음 달 4일부터 7일까지 나흘간 모바일 및 ARS 투표로 진행된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10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본경선 레이스’의 막이 오르자마자 김 의원과 안 의원은 각자 본경선 승리를 다짐하며 기 싸움에 돌입했다. 특히 보수 정당 사상 처음으로 도입되는 결선투표를 앞두고 각 캠프는 승리 계산법 찾기에 돌입했다.
황교안 전 대표와 뒤늦게 전당대회에 뛰어든 친이준석계 천하람 위원장도 본경선에 합류하면서, 후보 간 이합집산이 생길 경우 전당대회 구도가 출렁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기현, 안철수에 앞선 듯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극도의 보안을 유지하며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국민의힘 안팎에 대한 동아일보 취재 결과 김 의원이 안 의원을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 발표 직후 온라인에선 각각 두 의원 중 한 명의 득표율이 더 높았다거나 절반을 넘었다는 등 구체적인 수치를 적은 지라시가 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선관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친윤계 내에선 친윤계 단일 후보로 나선 김 의원이 “넉넉한 차이로 안 의원을 앞섰다”는 분위기다. 김 의원도 선거 결과 발표 뒤 여유로운 표정을 내보이며 “뜨거운 지지를 보내주신 당원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한 친윤 핵심 의원은 “본경선에서 과반으로 한 번에 끝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안 의원 측은 “당에 확인해본 결과 컷오프 결과는 유출될 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김 의원 승리설은)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부인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이제부터 정면승부”라고 말했다.
●결선투표 여부가 관건
이번 본경선의 핵심 쟁점은 결선투표 여부다. 3월 8일 발표되는 본경선 결과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1, 2위 후보가 결선투표를 벌여야 한다. 결선투표는 3월 10∼11일 진행되며, 결과는 12일 발표된다.김 의원 측은 예비경선의 여세를 몰아 본경선 첫 투표에서 승부를 마무리 짓겠다는 각오다. 만약 결선투표로 가면 친윤계에 비판적인 천 위원장의 지지층이 안 의원에게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를 위해 나경원 전 의원과의 연대를 더욱 강화하고, ‘뿌리부터 보수인 당 대표로 외연 확장’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 당원 결집을 시도할 방침이다.
안 의원 측은 ‘수도권 확장성’으로 맞서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가진 후보와 힘을 합칠 가능성을 열어놓겠다는 전략이다. 안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도권에서 총선을 이기려면 수도권 선거를 여러 번 치러서 수도권을 잘 알고, 민심을 잘 아는 대표가 필요하다”며 “누가 외연 확장으로 총선 승리를 이끌 것인가, 이 기준이라면 안철수가 적임자”라고 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현재 지형이 무조건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고 본다”면서 “안철수-김기현 두 후보를 놓고 인물론으로 대결하면 결과가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전 대표는 “대역전 드라마는 지금부터 시작”, 천 위원장은 “양강 구도를 흔들겠다”며 판 흔들기에 나섰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