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에르도안, 정부 늑장대응 첫 인정…“수색·구조 더 빨랐어야”

입력 | 2023-02-11 04:10:00

10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카라만마라슈 지진피해 현장에서 시민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있다. 2023.2.10/뉴스1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정부의 지진 대응이 기대만큼 빨리 진행되지 않았다면서 처음으로 정부 잘못을 인정했다.

전날 정부의 부족한 점이 있다면서도 이런 재난에는 대응이 불가능하다고 말한 데서 좀 더 잘못을 시인하는 쪽으로 나아갔다.

AFP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진 피해를 입은 남부 도시 아디야만을 방문한 자리에서 “너무 많은 건물이 파손돼 불행하게도 우리가 원하는 만큼 신속하게 개입할 수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지진으로 튀르키예에서만 1만9388명이 숨지고 7만7711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튀르키예 정부가 피해를 입은 10개 주에 걸쳐 14만1000명으로 구성된 ‘세계 최대 수색 구조대’를 소집했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럼에도 우리가 원했던 것만큼 수색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한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에르도안은 재난을 틈타 일부 사람들이 시장을 털고 업체들을 약탈하고 있다며 이 지역에 선포된 비상사태에 따라 국가가 이런 경우 필요한 처벌을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6일 새벽 규모 7.8 강진에 이어 규모 7.5 지진 등의 여진이 잇따른 뒤 피해 지역 주민들은 정부가 응급 구조대원들을 제때 파견하지 않았다며 거세게 비판했다.

이런 여론과 관련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 고통을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으로 바꾸려는 기회주의자들”이라고 비난했다.

터키 관리들과 유엔에 따르면 서쪽으로는 아다나에서 동쪽으로는 디야르바키르까지 약 450㎞에 달하는 지역에서 약 2440만명이 지진의 영향을 받았다. 시리아에서는 진원지에서 250㎞까지 떨어진 하마에서까지 사망자가 발생했다.

현재 피해 지역 주민들의 대피는 계속되고 있다. 수많은 건물들이 파괴되면서 곳곳에 이재민들의 텐트촌이 건설됐고, 이들은 영하의 온도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추위를 버티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텐트촌도 방문해 타 지역으로 이주한다면 정부가 1년 동안 임대료를 지불해줄 수 있다면서 “1년 안에 파손된 건물들을 재건해서 주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