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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오바마 기념동판 보며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는 꿈을 꾸었으면…”

입력 | 2023-02-13 03:00:00

김대식 경남정보대 총장
40년간 모은 기념품 850점 기부
김영삼 친필 서명 등 희귀품 수두룩
흔한 물품도 오래 간직하면 귀해져



부산 경남정보대는 김대식 총장이 40년간 모은 기념품 850점을 전시한 공간인 ‘DS홀’을 지난해 11월부터 운영 중이다. 김 총장이 최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역대 대통령에게 받은 기념품에 담긴 사연을 설명하고 있다. 경남정보대 제공


“학생들이 이곳에 자주 드나들며 세계적 인재로 성장하기 위한 꿈을 키우면 좋겠습니다.”

부산 사상구 경남정보대 도서관 6층의 DS홀에서 지난달 말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김대식 경남정보대 총장(60)은 DS홀을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이 공간에는 김 총장이 청년 시절부터 최근까지 40년간 모은 기념품 850점이 전시됐다.

‘DS홀’이란 이름은 학교법인 동서학원의 영문 머리글자와 법인의 박동순 이사장, 본인 이름의 머리글자가 ‘DS’로 모두 같아 지었다고 한다.

이곳에는 일반인이 구하기 어려운 희귀한 기념품이 많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친필 서명이 새겨진 도자기와 역대 대통령 6명에게 받은 손목시계, 항공기 탑승 1000회를 기념해 대한항공이 제공한 위스키, 청계천 복원 공사의 고가도로 철거 현장에서 나온 돌로 만든 기념품, 삼팔선 철조망 철거 현장에서 가져온 철조망으로 제작한 기념품 등이 대표적이다. 동서대 교수로 재직 중이던 김 총장은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으로 정계에 진출했다. 김 총장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과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차관급), 여의도연구원장 등을 지내며 세계 108개국을 누볐고 이때 특별한 물품을 많이 수집했다”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가장 뜻깊은 소장품으로 미국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얼굴이 새겨진 기념동판을 내밀어 보였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무도회에 참석한 전 세계의 300명에게만 제공된 기념품”이라며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한국에서는 혼자 초청받아 무도회에 참석했으며,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 등이 함께한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 내외가 춤을 추는 장면이 이 동판을 보면 생생하게 떠오른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전직 대통령과 관련된 물품들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청와대에서 대외 홍보용으로 제작한 기념품도 있지만, 대통령 내외가 실제 사용하던 생활용품도 눈에 띄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 가족이 쓰던 밥그릇 세트를 가리키며 김 총장은 “이 전 대통령의 물품은 50점에 달하며, 이곳에 전시하지 못해 별도로 보관 중인 것도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이 사용하던 넥타이는 물론이고 4대강 사업 준공식의 테이프 커팅식 때 썼던 가위, 자전거로 4대강을 시찰할 때 썼던 헬멧을 가지고 있다”며 “당시에는 흔해 보이는 물품도 오래 간직하면 역사성이 담긴 귀한 물품이 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어릴 적부터 수집광이었다. 중학생 때부터 우표 수집에 나섰고, 저축을 장려하며 은행에서 제공했던 저금통들도 모았다. 그는 “동서대에서 교수로 재직한 33년간 학교 홍보를 위해 제작한 기념품도 거의 다 가지고 있다”며 “특히 동서대를 비롯한 전국 대학교가 제작한 전화카드 등은 약 600장을 모았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런 기념품을 교수연구실에 모으다가 공간이 부족해 자택의 방 한 칸을 물품을 저장하는 전용 공간으로 써왔다. 이마저도 꽉 차자 아파트 지하 창고를 매월 10만 원에 빌려 기념품을 보관 중이다. 김 총장은 “학생들이 DS홀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학교 선배인 총장이 평생 모은 기념품을 보고 영감을 받아 글로벌 인재로 다양한 꿈을 키워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경남정보대를 졸업하고 한양대와 일본 국비유학생 선발에 합격해 교토 오타니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모교 출신 첫 총장이란 타이틀을 달고 지난해 2월 취임한 김 총장은 ‘발전기금 100억 원 확보’ 공약을 지키기 위해 1년간 전국 기업을 돌며 38억 원의 발전기금을 약정했다고 한다. 김 총장은 “학령 인구 감소에 따른 신입생 모집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 유학생 유치 및 지역기업과의 협업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